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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명의 ‘문화재 발굴업체’ 차려 40억 챙긴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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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7 10:36:13   폰트크기 변경      

무자격 업체 설립 10일만 용역 수주
권익위, 사기ㆍ업무상 배임혐의 적용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배우자의 명의로 ‘무자격’ 문화재 발굴 업체를 차린 뒤 업무 정보와 공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문화유적 이전ㆍ복원 용역을 수주하고 약 40억원의 사업비를 가로챈 공직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적발됐다.




권익위(위원장 유철환)는 사기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산하 문화재단 A팀장에 대한 수사ㆍ처벌을 위해 감독기관과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17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20여 년간 발굴 유적의 이전ㆍ복원 업무를 맡아온 A팀장은 문화재 발굴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 대표인 B문화재연구원장과 평소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도시 재개발구역에서 유적이 발굴되면 B원장이 유적 이전ㆍ복원 용역을 수주한 뒤 이를 다시 A팀장이 있는 문화재단에 하도급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서울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유적이 나오자 B원장이 일부 구역(80㎡)의 유적 이전ㆍ복원 용역을 2억원에 수주한 뒤 이를 A팀장이 일하는 문화재단에 하도급했고, A팀장은 해당 사업을 맡게 됐다.

문제는 해당 재개발구역에서 추가로 다량의 유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B원장은 전체 사업구역인 3000㎡를 대상으로 40억원가량의 용역을 추가로 맡았고, 이를 알게 된 A팀장은 B원장과 공모해 추가 수주한 용역을 자신의 아내 명의로 차린 업체에 일괄 하도급했다.

특히 하도급 계약은 A팀장의 아내가 업체를 차린지 불과 10일 뒤에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는 문화재 발굴 조사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 업체였다. 소재지도 공유 오피스로 나타나 실제 운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이들의 공모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A팀장 아내가 차린 업체는 B원장으로부터 수도권의 또 다른 문화유적 이전ㆍ복원 용역을 2억원에 하도급받았는데, 해당 용역계약서의 연락처에는 A팀장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A팀장은 아내가 차린 업체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문화재단에 허위로 출장 신청을 해 사업 지역을 방문하고, 중장비 임차료와 자재 구입 등의 명목으로 문화재단 예산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순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문화재 보존 전문 공공기관의 사업책임자라는 공적 지위와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라며 “청렴한 공직 풍토 조성과 문화유산 보존의 전문적ㆍ효과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관련 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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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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