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호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결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실태평가 결과에 따른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여부인데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하고, 금융위와 구두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은 이유는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관련된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적발되는 등 내부통제 부실 및 리스크 관리 실패를 등급 하락 때문이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은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리스크관리 부문과 자회사관리 등을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점수가 하향 조정된 결과다.
시장의 관심은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 여부다. 앞서 우리금융은 2024년 8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동양·ABL생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1년 안에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총 인수가액(약 1조550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1500억원을 모회사인 중국 다자보험에 물어줘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이후 우리금융은 올해 1월 15일, 두 회사의 자회사 편입을 위한 승인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문제는 금융지주사가 새롭게 자회사 등을 편입하려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금융위에서도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3등급으로 유지하면 보험사 인수가 불가능 하다.
다만,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때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면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지난 2004년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등급 3등급을 받았지만,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해 줬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편입 신청 이후 내부통제 및 자본비율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금융지주 경영 건전성의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지는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말 12% 상회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통상 CET1이 13%를 넘어서면 주주 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조건부로 동양·ABL생명 인수를 승인해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 M&A가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동양·ABL생명 인수마저 무산되면 금융당국의 입장도 난처해질 것“이라며 ”우리금융 지주가 보험사 인수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력이 튼튼한 만큼 승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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