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강남 3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조치에도 앞으로 집값 과열이 지속하면 마포구와 성동구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다만, 한달여만에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것은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린 조치이며, 강남 3구와 용산구 인근으로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서울시는 19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약 2200개 단지, 40만가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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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신규지정 계획(제공:국토교통부) |
지정 기간은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이다. 이달 24일부터 체결된 아파트 신규 매매계약분부터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 집이나 땅을 거래할 때 기초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은 2년간 실거주 목적 매매만 허용된다. 사실상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ㆍ대치ㆍ청담동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해제했다.
이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고점을 찍었고, 인근 지역으로까지 열기가 번지자, 35일만에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주택가격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이 주변으로 확산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마포구와 성동구 등 인근 지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이후에도 시장 과열이 지속되는 곳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역지구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동시에 가계 대출의 고삐도 바짝 죈다. 현재 월별ㆍ분기별 가계대출 관리체계에 더해 강남 3구 등 집값이 급등한 주요 지역은 별도로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본다.
금융권 주택 대출 관련 자율관리도 강화하고, 7월 예정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책임비율 하향 일정(100→90%)은 5월로 앞당긴다.
아울러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 점검반을 이달부터 가동해 이상거래와 담합 등을 집중 모니터링 하고, 서울 주요 지역에서 주택 구입시 자금조달계획서를 통한 자금출처 조사에도 나선다.
이밖에, 정부는 연말까지 신축매입약정 11만가구를 공급하고,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연내 착공시 미분양 발생분에 대한 22조원 규모의 매입확약 공급도 조기화한다.
이번 조치는 과열된 집값을 잡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지정하는 것은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성’을 훼손하고 인근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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