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장2구역 등 세 차례 유찰 속출
대전 호동구역 재개발 참여업체 ‘제로’
미분양 확산ㆍ공사비 급등에 참여 주저
![]() |
올해 지방 주요 재건축ㆍ재개발 시공사 선정 현황.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지방 정비 사업지가 찬바람을 맞고 있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 대부분이 올해 들어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잇달아 유찰되면서다. 일부에선 세 차례 경쟁 입찰에도 참여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속절없이 지연되고 있다.
19일 <대한경제>가 올 들어 현재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지방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 12곳(대전 2ㆍ대구 1ㆍ부산 7ㆍ강원 1ㆍ전북 1곳,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 사업은 제외)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두 11곳이 시공사 선정(입찰 마감일 기준)에 실패했다.
구체적으로 가장 많은 사업이 집중된 부산은 모든 현장이 아직 시공사를 찾지 못했다. 사하구 ‘괴정8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 달 초 시공사 선정을 타진했지만 참여회사가 없어 자동 유찰됐다. 괴정동 494-1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4층, 아파트 923가구의 대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지난 1월 열린 현장 설명회에 두산건설과 KCC건설이 참여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으나 업체들이 입찰서를 내지 않은 것이다.
부산에선 세 차례 이어진 입찰에도 유찰된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동래구 ‘명장2구역 재개발’이 대표적이다. 아파트 1137가구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최근 3차 입찰마저 유찰됐다. 특히 명장2구역은 2023년 10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지난해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등 사업 추진 속도가 빨랐던 곳이다.
2000가구에 가까운 대단지 재개발 사업도 예외가 없다. 부산진구 ‘가야4구역 재개발’은 지난 6일 진행한 세 번째 입찰에서 유찰됐다. 이밖에 연제구 ‘연산10구역 재개발’도 지난 10일 세 번째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연산10구역은 내달 1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최근 정비 시장에서 세 번 이상 유찰이 계속되는 사례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주요 건설사들이 입찰에 일제히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던 과거와 달리, 수회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골라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상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부산뿐 아니라 전국 각지 정비 사업장에서 수주 경쟁이 사라지는 모습이다. 대전에서는 중구 ‘호동구역 재개발’ 현장이 전날 열린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참여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앞서 지난달 말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HJ중공업과 제일건설이 참여했으나 응찰하지 않은 것이다. 호동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은 이날 재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27일 현장 설명회를 거쳐 내달 17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지방 정비 사업장이 잇달아 ‘춘설’을 맞는 데는 대내외 불확실한 전망과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확산 등 건설경기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 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공사비 부담이 커진 것도 건설사들이 수주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그나마 입찰을 진행하는 현장은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라면서 “시공사 입장에서도 공사비 상승 등 부담을 고려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어 무리한 경쟁에 끼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