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AI 반도체 개발 로드맵 공개
새 CPU 탑재 ‘루빈’ 칩 내년 출시
2028년 ‘파인먼’ 칩으로 정점 예고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도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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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AI 컴퓨팅은 이미 전환점에 있다. 미국 4대 클라우드 기업(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에 올해 블랙웰 AI 가속기 360만대 이상 판매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코딩한 소프트웨어가 범용 컴퓨터에서 실행됐다면, 이제는 머신러닝 소프트웨어가 AI 가속기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실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이날 향후 4년간의 AI 반도체 개발 로드맵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하반기 블랙웰의 메모리 용량을 50% 증가시킨 ‘블랙웰 울트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192GB였던 HBM3E 메모리를 288GB로 확장함으로써 대규모 AI 모델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제품이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의 암(Arm) 기반 CPU(중앙처리장치)와 결합한 ‘GB300’과 GPU 버전인 ‘B300’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의 ‘루빈’ 칩도 출시한다. 루빈에는 기존 ‘그레이스’ CPU 대신 ‘베라’라는 새로운 CPU가 탑재된다. 황 CEO는 “루빈이 호퍼(H100) 대비 성능이 무려 900배 향상되면서도 비용은 3%에 불과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2027년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루빈 울트라’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로드맵은 2028년 ‘파인먼’ 칩으로 정점을 찍는다. 이 칩은 암흑 물질을 최초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의 혁신 속도를 고려하면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다.
황 CEO는 지난해 말 출시한 첨단 AI 칩 ‘블랙웰’ 생산이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설계 결함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를 일축했다.
황 CEO는 AI의 지배력을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과 개인용 슈퍼컴퓨터까지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할 ‘아이작 그루트 N1’ 플랫폼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월트 디즈니, 구글 딥마인드 등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자동차 제조, 디자인, 내부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협력 중인 광자 기반 네트워킹 기술 ‘실리콘 포토닉스’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전자 대신 광자를 사용해 컴퓨터 간 통신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혁신적 접근법이다.
황 CEO는 “세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100배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며 AI 추론 모델과 에이전트가 엔비디아 칩 수요를 계속 늘릴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현재 컴퓨팅 방식이 사람이 직접 코딩한 소프트웨어에서 머신러닝 기반 소프트웨어로 전환되는 중대한 시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황 CEO의 GTC 연설에 대해 “에이전틱 AI(실무를 잘하는 AI 도우미)나 피지컬 AI(로봇용 AI)에 대한 언급은 기존에 나온 얘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양자 등 차세대 산업 관련 언급은 일부에 불과했다”며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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