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계열사 중 SK인천석유화학만 매출 확대
SK온ㆍSKIET 등 배터리 사업 부진
고강도 리밸런싱에도 글로벌 신용등급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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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대한경제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SK이노베이션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심각한 성장 둔화와 매출 감소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즘에 빠져있는 배터리 부문의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고강도 리밸런싱이 이뤄졌지만, 주력인 석유 및 석유화학 부문 역시 업황이 악화하는 중이라 근원적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SK이노베이션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6개 주요 계열사 중 매출 성장이 일어난 곳은 SK인천석유화학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온,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는 모두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특히, 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SK온의 경우, 배터리 부문 매출이 전년 12조8972억원에서 6조2666억원으로 51.41%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실적 역시 전년 대비 44.99% 대폭 감소했다.
SK온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을 발표, 지난해 11월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합병을 완료하며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을 거쳤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의 원유 수입 및 석유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배터리 분리막 전문기업 SKIET의 매출액은 전년 6483억원에서 2179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나며 계열사 중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생산량은 전년과 동일했지만, 전기차를 비롯한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고정비 부담이 늘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부인 석유ㆍ화학 계열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SK에너지는 매출이 43조6255억원에서 43조419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며, SK지오센트릭도 13조5484억원에서 13조1935억원으로 2.62% 줄었다. SK엔무브는 더 큰 부진을 보이며 매출액이 5조7796억원에서 5조947억원으로 11.85% 하락했다.
계열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SK인천석유화학은 매출액이 10조1165억원에서 10조7284억원으로 6.05% 증가하며 그룹의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생산실적 역시 7만8753배럴에서 8만1153배럴로 3.05% 증가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중국발 시황이 일부 회복되며 벤젠 등 일부 석유화학제품에서 제품 판매가 개선됐다.
배터리 사업부문의 극심한 부진은 SK이노베이션의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3’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조정은 향후 1∼2년 동안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는 배터리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과 높은 부채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SK지오센트릭에 대한 신용등급도 함께 하향했으며, SK이노베이션이 보증하는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2026년 만기 무담보 선순위 채권 등급도 Baa3에서 Ba1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세 회사 모두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변화,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으로 업황 반등이 언제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주력인 석유ㆍ화학 사업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 강화와 함께 핵심 사업의 경쟁력 제고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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