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성 금통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9일 한국의 경제생산성이 낮은 이유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지목했다.

장 위원은 이날 ‘한국의 생산성이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이유’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재능 위주로 승진하고 인력을 배치하지만 우리나라는 학연·혈연·지연·순환보직 등에 의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100일 때 한국은 59였다. 시간당 생산성도 56에 그쳤다.

미국의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일선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생산성은 낮지만 조직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고위직의 생산성은 높기 때문이라고 장 위원은 설명했다.

장 위원은 일본의 M종합상사의 일화도 들며 일본의 경우 한 기업의 대표가 자식 보다는 능력 있는 직원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문화가 보편적이라고 소개했다.

장 위원은 미국에선 정년제가 폐지된 직종이 많다는 점도 한국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짚는 근거로 들었다.

한국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인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2022년 발표된 지능지수(IQ) 국제비교에 따르면 한국인은 전 세계 6위 수준의 높은 지능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와 2위는 각각 일본과 대만으로 미국은 29위였다.

이어 장 위원은 “학연, 혈연 주의가 만연한 중국과 인도도 생산설비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발생한 손실이 크다”며 “중국과 인도가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시 2배 이상 생산이 늘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고용보호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보호제도 유연화는 경기확장기에 생산과 고용을 5%정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장 위원은 정년연장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장 위원은 “고용시장이 유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년을 연장할 시 나이 많은 근로자가 높은 임금 상태에서 유지되기에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미국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현재 달러인덱스가 내려갔는데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로 가계부채와 집값이  다시 급증해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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