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사 “생존권 위협” 강력 반발
생산ㆍ공급량 기존대로 유지 촉구
대형사는 ‘신규 물량 확보’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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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A지역에 설치된 현장배처플랜트 모습. / 사진 : 한형용기자 je8day@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주택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직접 생산하는 배처플랜트(Batcher Plant, BP) 설치ㆍ확대에 대한 규제 개선 방안을 놓고 레미콘업계 내에서도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중소 레미콘업계는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대형 레미콘업계는 신규 물량 확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일 행정예고한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20일 마감된다.
개정안은 90분 내 레미콘 믹서트럭으로 운반이 불가능한 도서ㆍ벽지지역, 교통체증지역 등 BP 설치가 가능했던 규정을 없앴다. 시공사뿐 아니라 발주자도 BP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BP로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소요량의 50% 이하로 제한하던 기준도 삭제했다. 여기에 발주자 또는 시공자가 시행하는 인근의 건설공사현장까지 레미콘을 반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교통 체증이 심각한 서울 등 수도권지역 건설현장에 BP를 설치할 수 있고, 현장에 투입할 레미콘 물량의 100%를 BP를 통해 생산해 안정적인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중소 레미콘업계의 반발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BP 설치를 확대하게 되면 기존 레미콘 허가를 받은 기업들은 일감이 대폭 감소할 수 있는 우려가 핵심이다. 이른바 ‘배처플랜트 설치 확대=레미콘 사업자 확대’라는 의미다.
중소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을 위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현 규정대로) BP로 생산ㆍ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기존대로 소요량의 50% 이하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BP를 설치한 기업과의 분쟁도 예상된다”며, “한국레미콘협동조합연합회 등이 모여 국토부에 개정안 반대 의견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업무지침에는 ‘시공자는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른 사업조정신청에 관계없이 제1항의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레미콘의 소요량의 2분의 1을 주변의 레미콘전문제조업자가 공급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됐지만, 개정안에는 이를 삭제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장배처플랜트를 누가 운영하는가에 따라 레미콘 품질과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갈등도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형사를 중심으로 일부 레미콘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레미콘 수요 감소 위기를 돌파할 기회로 보고 있다. 향후 3기 신도시 건설 및 1기 신도시 재건축, 서울지역 내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에 레미콘을 생산할 수 있는 BP를 설치해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형사 A사 관계자는 “서울에 남은 레미콘 공장이 거의 없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에 납품 차질 우려가 예고된 상태”라며, “사대문 내에 레미콘 공장이 없고, 8ㆍ5제를 고려할 때 (레미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BP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 있는 레미콘 공장은 강남구 세곡동 천마콘크리트, 송파구 장지동 신일씨엠, 송파구 풍납동 삼표산업 등 3곳이다. 올해 말에는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사업에 따라 삼표 풍납 공장이 철거될 예정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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