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사진:코웨이 |
단기 수익성 추구하는 PEF에 휘청이는 가전사
코웨이, 행동주의 펀드 압박에 주주환원 확대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사모펀드(PEF)의 ‘기업사냥’이 재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국내 중견 가전기업들도 이러한 영향권에서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일부는 국내 대기업에 재매각되며 성공적인 ‘윈윈’ 사례를 만들기도 하지만,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코웨이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얼라인파트너스(코웨이 지분 2.84% 보유)가 제안한 ‘집중투표제’ 안건을 상정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얼라인은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얼라인은 코웨이의 주주환원율을 과거 MBK파트너스 경영 시절과 같이 90%까지 확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다 철회했다.
정수기 시장의 강자인 코웨이는 사모펀드 개입으로 소유구조가 수차례 변동된 대표적 기업이다. 현재는 넷마블(지분 25.08%)이 최대주주다. 2013년 1월 당시 대주주였던 웅진은 사업다각화로 인한 경영난으로 코웨이를 MBK에 매각했다. 2018년 웅진이 다시 MBK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결국 2019년 12월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에 지분을 재매각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배당확대 요구가 받아들여진 후 올해 코웨이 주가는 급등했지만, 가전업계에서는 “사모펀드들의 요구사항에는 ‘핵심사업에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주문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했던 위니아는 현재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중이다.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서울프라이빗에쿼티(PE)가 위니아 인수를 추진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방가전과 환경가전을 함께 생산하던 동양매직은 2014년 글랜우드PE에 매각됐다.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을 인수한 지 약 2년 만에 기업 가치를 높여 SK네트웍스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2016년 SK네트웍스의 인수로 브랜드명이 ‘SK매직’으로 바뀌었고, 지난해 SK매직은 주방가전 사업부를 경동나비엔에 다시 넘겼다. 경동나비엔은 이달 ‘나비엔 매직’이라는 주방기기 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안마의자 전문기업 바디프랜드도 2015년 VIG파트너스가 인수해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다. 기업공개(IPO) 시도가 성공하지 못하자 VIG파트너스는 2021년 스톤브릿지캐피탈을 바디프랜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2022년에는 스톤브릿지와 한앤브라더스 컨소시엄이 바디프랜드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부터 알짜배기 기업까지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경영권 분쟁이 빈번해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가전사들이 사모펀드의 투자 대상으로 부상한 것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글로벌시장 확장 가능성 때문”이라며,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와 기업의 장기적 성장 전략 사이에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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