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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달 동안 금의 국제 시세가 10% 넘게 오르고 비트코인은 20% 이상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관세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현물가격은 간밤 종가 기준 온스당 약 3050달러에 집계됐다. 한국시간으로 트럼프 취임 전날이었던 지난 1월20일 종가 2708달러보다 12.63% 올랐다. 트럼프 취임 한 달 뒤인 지난달 20일 금값은 2939달러로 올랐는데, 그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됐다.
금값 상승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우선 꼽힌다.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미국 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고, 교역 둔화로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 탓에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트럼프가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를 표방했음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일 오후 2시 기준 개당 8만56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월2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0만9115달러보다는 21.49% 쪼그라들었고, 지난달 20일 일일 고가 9만8767달러보다는 13.26% 내려앉은 수치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커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미국에서 추진된 비트코인 전략자산비축 정책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긴 했으나 투자자들이 바라던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매집은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 정책을 멈출 생각이 없어 당분간 금과 비트코인의 엇갈린 가격 추이는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 친구와 적국으로부터 갈취당했다”면서 “나는 4월2일을 ‘미국 해방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음달 1일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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