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관련 헌재 판단 ‘가늠자’
내일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 ‘촉각’
재판관 8명 중 6명이상 찬성땐 파면
‘선거법 위반 혐의’ 이 대표는 26일
의원직 상실-리스크 완화 ‘갈림길’
尹 사건도 이번주 선고 가능성 높아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사법부의 판단이 이번 주 연달아 나올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내린 결론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방은 물론 사회적인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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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선 헌재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에 나선다. 지난해 12월27일 사건 접수 이후 87일 만이다.
국회가 내놓은 한 총리 탄핵사유는 모두 5가지다. 국무총리인데도 윤 대통령의 12ㆍ3 비상계엄 선포를 묵인ㆍ방조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을 땐 국회 선출 몫인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거부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특히 한 총리 사건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헌재의 판단을 유추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헌재가 한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하면서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ㆍ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일부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탄핵소추에 찬성하면 한 총리는 파면된다. 반면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오면 한 총리는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상목 부총리에서 한 총리로 다시 바뀌는 초유의 일도 벌어지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한 총리 탄핵심판이 기각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 총리의 재판관 임명 거부 등을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위법행위’로 보긴 어렵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헌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하려면 200석 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오는 26일 오후 2시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지사였던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이 대표의 2심 결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과 맞물려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국을 뒤흔들 전망이다. 앞서 1심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로 국회의원 자리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향후 대선 등 공직선거 출마가 막힌다. 민주당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약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다만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이 끝나기 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2심에서 벌금 100만원 미만으로 감형되거나 무죄 판단이 나올 경우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고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탄핵심판 사건도 이번 주에는 선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헌재가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이후 한 달 가까이 철통 보안 속에서 ‘깜깜이 평의’를 이어가는 동안 각종 추측만 난무하면서 ‘더 이상 선고를 미뤄선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탄핵 찬반 세력의 대립도 격화해 정점에 달했다.
통상 선고 2~3일 전에 헌재가 선고일을 공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오는 26일 이후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박근혜ㆍ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모두 금요일에 선고된 사례나 사회적 후폭풍 등을 감안하면 26~27일보다는 28일 선고가 유력하다는 예상이 가장 많다.
헌재 재판관들이 이번 주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4월 초로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문형배ㆍ이미선 재판관이 4월18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때가 윤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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