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2회 주기적 계측…사고 발생 3일전 마지막 점검” 확인
전문가 “사고 전에 계측기 정상 작동은 어불성설”
“정확한 데이터와 계측 날짜 공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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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지난 24일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 전 바닥 갈라짐 등 전조현상이 있었다는 주장에 서울시가 “사고 당일까지 계측결과는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계측기 마지막 점검일이 사고 당일(24일)이 아닌 지난 21일로 확인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계측기는 통상 주2회 점검이 원칙”이라며 “사고 전 마지막 점검날인 21일에도 계측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민원 접수 현장이) 9호선 공사현장과 인접함에 따라 지난 14일 민원인과 협의하여 주유소 내 계측기 2개소를 추가설치 후 주기적 검측을 시행했으며, 사고 당일까지 계측결과는 이상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시는 지난 14일 바닥균열 민원이 첫 접수된 현장이 9호선 공사현장과 인접함에 따라 기존에 주유소 앞쪽 공사현장 인근에만 설치했던 계측기를 민원인과 협의해 주유소 내부 2곳까지 추가 설치하는 등 적극 조치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21일 점검 당시 계측값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수치로 나왔다고 보고를 받아 이후 지속적인 계측기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에 따르면 이날 계측기 점검은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담당자가 직접 하는 방식이 아닌, 9호선 시공사 측에서 외부 전문가를 고용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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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시가 발표한 싱크홀 민원접수 조치 관련 입장문. / 자료 : 서울시 제공 |
전문가들은 “계측기 검측 날짜와 결과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를 서울시에서 직접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전조현상이 있어 민원이 계속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측기를 수시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서울시가 직무유기에 해당될 수 있을 만큼 큰 사안”이라며 “불과 몇 시간 후에 싱크홀 사고가 일어났는데 당일에도 계측값이 정상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언제, 어떻게 측정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일 오전 11시께에는 “주유소 앞 도로 일부가 무너진 현상을 보고 신고했다”는 민원도 강동구청과 서울시에 접수됐다. 오토바이 탑승자가 싱크홀 사고로 매몰되기 전인 불과 6시간 전에도 땅 꺼짐 전조 현상이 감지됐던 것이다.
다만 시는 주유소 바닥균열에 대한 주기적 검측 외에도 연도변 조사 실시 후 추가 안전조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연도변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후 분석결과에 따라 필요시 주유소 탱크 안전조사 또는 정밀안전조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뒤늦은 조치가 되고 말았다.
지난 24일 오후 6시30분쯤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 지름 20m, 깊이 20m가량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고, 이 사고로 매몰돼 실종됐던 오토바이 탑승자는 사건 발생 18시간 만인 오후 12시께 끝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시는 사고 지점에서 외부 전문가와 관계기관 합동으로 원인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현재까지는 이처럼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원인으로 도로, 지하철 등 일대 전방위적인 지하 공사가 주된 영향을 미쳤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사고 장소 인근에서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한 건설 전문가는 “지하공사를 하는 동안 지하수를 빼내는 과정에서 연약한 토사물이 같이 유입되면 전체적으로 지반이 약해지고, 지반이 조금씩 침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는 싱크홀의 원인 중 하나로 지하철 공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일단 공사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동북선, 위례선 등 다른 도시철도 건설공사장 주변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사현장 등 주요 지점을 대상으로 GPR 탐사 등을 통해 지반침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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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6시 30분께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 사진 : 연합 |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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