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토허제 해제→확대 재지정 진통
민주, ‘전ㆍ월세 계약 10년 보장’ 철회
정부 ‘임대차 2법’ 손질 위한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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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 안건 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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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공판에 출석하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최근 정치권에서 ‘부동산 공약’ 헛발질이 이어지며 경계령이 내려졌다. 민생 이슈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부동산 정책을 섣불리 꺼냈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잠룡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3일 잠실ㆍ삼성ㆍ대치ㆍ청담동을 토지거래 허가(토허제) 구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가 한달여 만에 철회했다. 지난 24일부터 강남 3구 전체와 용산구까지 토허제 구역으로 확대 재지정됐다.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부동산 시장에 미친 파장이 ‘핵폭탄급’이었다. 토허제로 지정되면 구역 내의 토지를 거래하기 위해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매입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하므로 사실상 정부가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꼽힌다.
토허제 해제 이후 지정 구역 내 거래량과 매매가가 급등하며 서울시가 오히려 투기 수요를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후폭풍이 점점 커지면서 오 시장이 이를 철회한 데 더해 확대 재지정한 것 역시 최악의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선 단기간에 오간 극약 처방에 정책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의 오락가락 정책에 대해 “대권놀음에 급급해 거시경제도, 부동산 시장도 모르면서 섣부른 규제 완화로 나라를 망치려 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갈지자 행보는 민주당 또한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전ㆍ월세 계약갱신권을 최대 10년 보장하는 내용의 임대차법 개정안을 사실상 조기 대선 공약인 ‘20대 민생의제’로 발표했다가 일주일도 안돼 이를 번복했다.
정책 발표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나서 당론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전세계약을 10년 보장하는 임대차법 개정의 경우 논의를 거친 당 공식 입장이 아닐뿐더러,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전세계약을 10년 보장하고 신규 계약에도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적용하면 임대 공급은 줄고 전셋값은 폭등할 것”이라며 즉각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섣부른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파급력은 물론 역효과 가능성도 크고 국민 여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분노한 민심이 ‘정권교체 표심’으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정부는 시행 5년을 앞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상한제) 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임대차 제도개선 토론회’를 열고 정책 손질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폐지가 아닌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여야 대선 주자들의 공약에 따라 정책이 요동칠 가능성이 커 대선 국면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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