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래스카 주지사 방한…안덕근 장관 면담
대만, 일본 투자 결정…트럼프, 韓 투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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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우드맥킨지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사업비만 440억 달러(약 64조원)에 달하는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을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시아 주요국을 대상으로 알래스카 LNG 개발 투자를 압박하는 가운데, 대만과 일본이 일찍이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의 결정시한도 다가오고 있다. 사업 참여를 결정하면 한국가스공사 등이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47조원에 달하는 부채 등 재무 상황이 부담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방한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날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 SK이노베이션 E&S 등 일부 기업과도 사업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에너지 개발사업이다.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채굴된 천연가스를 약 1300㎞ 가스관을 통해 항구로 운송한 뒤, 액화해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은 1980년대부터 검토됐으나 사업성 문제로 진행되지 않다가 올 초부터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공사(AGDC)가 민간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일 의회 연설에서 “일본, 한국 등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고 힘을 보탰다.
대만ㆍ일본은 이미 의사결정을 마쳤다. 대만 국영 석유기업 대만중유공사는 지난 20일 AGDC와 LNG 구매 및 가스관 건설 투자 등의 내용을 담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일본도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알래스카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사업의 경제성 여부를 신중히 검증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주 장관의 방미 일정에서도 알래스카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알래스카 주지사의 방한 일정 이후 사업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한미 무역수지 개선 및 대미 관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LNG 장기공급계약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개발 포트폴리오 다각화, 에너지 안보 강화 등 현실적인 이득도 기대된다.
가스공사는 국내 LNG 수입 및 공급을 책임지는 만큼 알래스카 투자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이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현재 전 세계 12개국, 22개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1996년 오만 LNG 사업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미얀마 가스전,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 등 다양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다만,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가스공사의 작년 말 기준 부채는 46조8432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33%에 달한다. 미수금도 15조원 가까이 쌓여 있어 대규모 투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수입해 와야 할 에너지원이고, 사업성이 나오는 프로젝트라면 정치적 환경을 고려해서라도 투자를 검토해 볼만하다”면서도, “가스공사의 재무 상태가 불안한 만큼 가스요금 인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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