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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불량 강판’ 판치는데…알고도 방치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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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7 06:00:32   폰트크기 변경      

중국산 도금ㆍ컬러강판…3년간 270만t
두께 기준 미달…안전성 취약
업계 “국민 안전 위해 조치 시급” 


정상 수입 제품 표식(위쪽)과 불량제품 표식. 아래는 제조사 표시가 없다. /사진: 독자 제공 


[대한경제=서용원 기자]KS 규격을 벗어난 중국산 불량강판이 시중에 버젓이 유통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인지하고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동안 KS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산 샌드위치패널용 강판(도금ㆍ컬러)이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드위치패널은 2개의 강판 사이에 단열재ㆍ내화재 등을 채운 적층형식의 건축재료로 주로 공장ㆍ창고ㆍ단독주택 등의 지붕이나 벽체로 활용된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제24조)’에 따르면 이 강판은 아연ㆍ갈바륨ㆍ마그네슘 등을 혼합한 물질을 90g/㎡ 이상 도금한 후, 최종 두께를 0.5㎜ 이상 확보한 KS인증 제품(KSD3520, KSD3770, KSD3862 등)이어야 한다. 도금은 화재확산을 방지하고 강판의 부식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 만큼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다.

하지만, 한국철강협회가 지난해 부산을 통해 들어온 중국산 강판을 확보ㆍ분석한 결과, 중국산 강판의 도금량 기준에 크게 미달한 60g/㎡ 에 불과했다. KS인증을 받을 때만 규격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이후 도금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종 두께만 0.5㎜에 맞춰 납품한다는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도금두께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면서, “도금량을 줄이면 그만큼 생산단가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도금량을 60g/㎡로 줄이면 제품당 3만원가량을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중국산 불량강판 유통은 2022년부터 집중됐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KS인증을 신규 취득한 도금ㆍ컬러 강판 44건 중 34건(77%)이 중국산이다. 같은 기간 중국산 강판의 국내 유입량은 총 270만t으로 전체 수입 강판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계는 270만t의 95%를 샌드위치패널용 강판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KS인증을 받았다는 표식이 부착돼 있는데, 모든 중국산 제품의 표식이 같은 걸 보면 KS인증을 받도록 도와주는 업체가 있을 확률도 있다”고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불량강판은 인체에 해로운 물질도 첨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한물질ㆍ금지물질의 지정(제3조)’에 따르면 크로뮴이 t당 0.1% 이상 포함된 제품은 수입ㆍ유통ㆍ판매 등이 금지된다. 이에 국내 컬러강판은 t당 0.0001%의 크로뮴을 사용하는 하는 반면 중국산은 0.5%까지 사용한 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크로뮴을 줄이면 다른 특수 재료로 대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정부가 중국산 제품의 불량을 인지하고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다음달까지 56명의 담당직원을 투입해 철강제품 등의 불법 유통 집중단속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수입산 철강제품들이 원산지를 바꿔 관세를 피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으로 품질 조사와는 큰 관련이 없다.

또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KS제품과 관련한 사고나 민원이 발생하면 해마다 조사품목으로 지정하는데, 중국산 강판에 대해서는 아직 사고나 민원이 없어 조사 품목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철강협회에서 시판품 조사 내용을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산 제품 보호뿐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산 강판은 국산보다 10∼15% 저렴한 t당 평균 730달러(약 10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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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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