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코리아,팝업 전 신제품 공개
조수현 지사장 "맞춤 전략 제공"
한국 기업들은 잇따라 시장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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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바이레도 팝업 전시회./사진=푸치코리아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올해는 한국 소비자에게 더 깊게 파고들 것입니다."(조수현 푸치코리아 지사장)
니치향수 브랜드 바이레도가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반면 향수 포트폴리오를 쌓아 보려던 국내 기업들은 관련 사업을 줄이고 있다.
26일 바이레도를 운영하는 푸치그룹의 푸치코리아는 이달 27~30일 서울 성수동에서 여는 팝업 전시회에 앞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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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레도 팝업 전시회./사진=푸치코리아 |
바이레도는 2006년 스웨덴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향을 내는 원료는 바이레도만을 위해 개발한 성분으로 제작하며, 모든 제품은 유럽에서 만든다. 스페인 패션ㆍ뷰티 기업 푸치가 2022년 바이레도를 인수했다. 한국에서도 브랜드 사업을 펼치기 위해 이듬해 푸치코리아를 설립했다.
이전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판권 계약을 맺고 한국에 진출했던 바이레도는 지난해 9월 계약을 접고 한국에 직진출하기로 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 등에 입점한 매장은 그대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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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는 건 국내 향수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21년 7011억원에서 2023년 9860억원으로 40%가량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니치향수 시장(독특하고 고급스러운 향수) 규모는 88% 늘었다. 지난해 바이레도의 아시아권 매출 중 1위 국가는 한국이었다.
푸치코리아는 이달 로레알과 샤넬 등에서 총괄을 지낸 조수현 지사장(사진)을 선임하면서 한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특히 직진출을 선언한 만큼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부터 할 계획이다. 이번 팝업도 스토리를 쌓는 과정 중 하나다. 조 지사장은 “한국은 뷰티 프래그넌스(향)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에게 맞는 전략으로 한국에서 바이레도 커뮤니티를 만들고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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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인 블랑쉬 라인의 신제품 ‘블랑쉬 앱솔뤼 드 퍼퓸(사진)’을 선보인다. 평온함을 담은 향에 맞춰 전시장은 하얀색으로 꾸몄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감각적인 공간에서 몰입형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반면 니치향수 열풍에 향수 사업을 키우려던 국내 기업들은 관련 사업을 줄이고 있다. 양극화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수는 사치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적은 용량을 쓰더라도 글로벌 브랜드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며 “패션 또는 스킨케어 등 본업이 확고한 국내 기업들이 샤넬과 디올 향수를 이기기 위해 향수 분야에 큰 투자를 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향수 브랜드 구딸의 지식재산권(IP)을 글로벌 향수 기업 인터퍼퓸에 매각하기로 했다.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SJ그룹은 향수 오프라인 편집숍 피스피스피스(PSPSPS)의 문을 닫았다. LF의 향수 편집숍 조보이도 오프라인 영업을 종료했다.
다만 향수 시장은 여전히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 MZ세대를 겨냥한 향 기반 브랜드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퍼퓸 핸드크림으로 유명한 탬버린즈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3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4%나 증가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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