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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역사 배우고, 직접 플레이…“어른ㆍ아이 모두 즐거운 체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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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4 16:13:09   폰트크기 변경      
[르포] 넷마블 게임박물관 가보니

‘테니스포투’부터 ‘나혼렙’까지
게임 연대기 한눈에 볼 수 있어
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 눈길
마지막 코너 플레이컬렉션 ‘북적’


△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입장하니 스크린에 괴물과 용사가 등장해 전투를 시작한다. / 민경환 기자


검은 커튼을 젖히고 들어서자 대형 스크린에서 불길에 휩싸인 지하철역이 나타났다. ‘나 혼자만 레벨업’ 주인공이 “게임 역사의 여정을 함께 떠나보겠습니까?”라고 묻는다. ‘YES’ 버튼을 누르자, 3분간의 게임 역사 여행이 시작됐다.

지난달 4일 정식 개관한 서울 구로구 지타워 3층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이어 국내 게임사가 주도한 두 번째 게임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열린수장고’ 콘셉트로 2100여 점의 소장품 중 일부를 로테이션하며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게임 역사의 연대기가 펼쳐진다. 고대 이집트의 ‘세넷’부터 중세시대 전쟁 전술에 활용되던 ‘체스’까지, 인류가 향유해온 게임의 역사가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전자게임의 시작점이 눈에 들어온다.

“20세기 초 컴퓨터는 일부 과학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최첨단 기기였습니다.” 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미사일 궤도를 계산하다가 비슷한 내용의 게임을 만든 것이 현대 게임의 시작”이라고 했다.

파란 원형 화면 속에 도깨비불처럼 튀어오르는 초록색 점이 인상적인 ‘테니스포투’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미국 물리학자 윌리엄 히긴보덤이 연구소 방문객들을 위해 개발한 이 2인용 테니스 게임은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다.


한 관람객이 넷마블게임박물관에 마련된 게임개발성향 테스트를 하고 있다. / 민경환 기자


이어서 게임의 상업화 역사가 전개된다. 1972년 유대계 미국인 랄프 베어가 개발한 ‘오디세이’는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다. TV에 본체를 연결하고 ‘게임카드’를 꽂은 뒤 화면에 ‘오버레이’라 불리는 셀로판지를 붙이는 단순한 시스템이지만, 당시로선 하나의 기기로 여러 게임을 실행시키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게임 산업의 흥망성쇠도 확인할 수 있다. 첫 상업용 게임 ‘퐁(1976)’, 반일감정으로 현대전자와 합작한 ‘현대컴보이(1983)’, 대우전자의 국내 최초 게임기 ‘재믹스(1987)’ 등 주요 콘솔 게임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건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기 ‘컴퓨터스페이스(1973)’다. 미래지향적 컨셉의 초록색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 기기는 해외 옥션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전시품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회로도와 배선 원본도 함께 가져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PC 게임 코너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세대’인 40대 학부모들은 90년대 PC방 문화를 추억하고, 80∼90년생 커플들은 반다이의 가상 애완동물 육성 게임 ‘다마고치’에 반가운 환호를 보낸다.


게임 역사를 둘러봤다면 이번엔 현대 게임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체험해볼 차례다. ‘게임세상’ 테마존에서는 MBTI와 유사한 심리검사를 통해 “처음보는 맵에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행동할까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기획자, 개발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 8가지 직업 중 하나를 추천해준다.

△ 넷마블게임박물관에 추억의 게임을 모아 놓은 플레이컬렉션이 마련돼 있다. / 민경환 기자


박물관의 백미는 마지막 코너 ‘플레이컬렉션’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은 “주말에 이곳에서 3시간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팩맨, 철권, 갤러그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30여 종의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다.


“Game Over. Restart?” 갤러그를 플레이하던 아이가 풀이 죽어 있자, 아버지가 다가와 말한다. “졌으면 다시 심기일전해서 도전하면 돼!” 실패와 도전, 끊임없는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게임의 정신을 아이에게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성철 넷마블게임박물관 관장은 개관식에서 “넷마블 게임박물관은 다양한 게임 콘텐츠 속에서 문화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라며 “매년 다른 주제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민경환ㆍ김동섭ㆍ손민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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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민경환 기자
eruta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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