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앞세워
이마트24, 노브랜드 매장 확대
신규 점포로 돌파구 마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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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차세대 가맹모델을 적용한 첫 가맹점 '뉴웨이브대전둔산점' /사진: 세븐일레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2약(弱)’으로 강등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올해 새 점포 모델을 도입하고 반전을 모색한다. 새 점포는 편의점에서 장을 보고 고물가 영향으로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 행태에 맞췄는데, 전체 편의점 시장의 성장 자체가 서서히 멈추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점포가 지난해 1000개 이상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은 2023년 1만3130개였던 점포 수가 2024년 1만2152개로 1년 새 978개 줄었다. 이마트24 역시 같은 기간 6598개에서 6130개로 468개 감소했다.
편의점은 점포 수와 매출이 비례하기 때문에 두 회사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5조32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6.4% 감소했고, 12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24도 매출 2조1631억원으로 2.8%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298억원에 달했다.
점포가 감소한 데는 비효율 점포를 줄인 영향도 있지만, 점주 이탈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점포 수가 적은 만큼 같은 상권 내 동일 브랜드간 경쟁이 덜한데도 점포당 평균 매출이 적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점포당 평균 매출은 세븐일레븐 5억3247만원, 이마트24는 4억3969만원으로 GS25(6억4146만원), CU(6억2979만원)와 비교해 20~30%가량 낮다. 유통업 전반의 침체 속에서도 편의점 업태는 비교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업계 1위인 GS25는 경쟁사에서 자사 브랜드로 오는 비율이 경쟁사로 바뀌는 비율보다 3.5배 많았다. 2022년(2.3배), 2023년(2.6배)에 이어 3년 연속 경쟁사 가맹점이 GS25로 바꾸는 비율이 늘고 있다.
2강 2약 체제가 굳어지지 않도록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신규 점포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가맹모델 ‘뉴웨이브’ 점포를 내세운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본사 건물에서 시범운영한 결과 기존 점포 대비 매출이 4배 이상 높았다. 주요 품목인 먹거리(12배), 신선식품(16배), 뷰티(9배) 등에서 매출이 대폭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가맹 1호점인 뉴웨이브대전둔산점을 시작으로 해당 모델을 확대한다. 뉴웨이브대전둔산점은 즉석조리식품, 뷰티, 주류 등 특화 공간을 대폭 강화했다. 젊은 고객층이 많은 상권 특성을 반영해 푸드코트형 카운터, K-라면 즉석 조리존, 120여 종의 와인 코너, 기초화장품 중심의 뷰티 코너 등을 배치했다.
이마트24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적용 매장을 내는데 가속도를 붙인다. 올해 초 기준 노브랜드 적용 매장은 1000개를 돌파했다. 400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지난해 노브랜드를 도입해 새로 연 점포의 평균 일매출은 전년 일반 신규 점포 대비 50% 높았다.
이마트24의 수익성 발목을 잡았던 가맹 운영 방식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다. 기존에는 월 회비와 상품 공급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였지만, 정률제로 전환하며 매출에 비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두 기업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편의점 하위 사업자의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명절과 불경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편의점도 지난 2월 매출이 부진했다”며 “편의점 산업 성장이 제한되는 구간이 진입했다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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