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방치돼온 지방계약제도가 드디어 손질됐다. 행정안전부가 31일 내놓은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및 중소기업 활력 제고 방안’은 그간 지역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핵심 과제들이 상당 부분 반영된 내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적정대가 보장’ 원칙을 앞세운 대목이다. 지방계약제도는 그동안 가격 중심 입찰, 낮은 일반관리비율, 기형적인 낙찰하한율로 인해 지방 중소건설사들이 만성적인 적자 수주에 내몰렸다. 때문에 낙찰이 돼도 실공사비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부실시공이나 저가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뿌리가 거기에 있었다.
‘방안’은 먼저 300억원 미만 적격심사 대상 공사의 낙찰하한율을 2%포인트 인상했고, 일반관리비와 간접노무비율도 역시 1~2%포인트 올렸다. 수의계약 시 물가변동 적용 시점을 ‘수의계약 체결일’에서 ‘최초 입찰일’로 앞당겨 현실적인 공사비가 반영되도록 했다. 지역업체 가산점과 하도급 참여율 가점을 상향해 지역 업체 체감도도 높였다. 장기계속공사의 공백기간 관리비용 보전 문제도 개선됐다. 공사손해보험 가입대상을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하고, 지역제한입찰 대상 금액도 상향을 추진한다. 침체에 빠진 지역 건설업계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지역업계가 기대했던 지역제한입찰 대상 금액 상향은 아직도 연구용역 중이고, 일반관리비·간접노무비율 인상폭도 물가상승률 대비 적은 수준에 그쳤다. 기술형 입찰 설계보상비가 여전히 현실적인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지방계약 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을 손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을 지키면 손해 보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첫 단추가 채워진 셈이다. 이번 방안이 ‘일회성 수선’에 그쳐선 안되고, 지역건설업계가 지역경제 주춧돌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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