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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조성아 기자] 얼마 전 뉴스에서 물구나무서기에 브레이크 댄스까지 하는 로봇을 봤다.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아틀라스(Atlas)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아틀라스는 걷는 것은 물론 기기도 하고 운동선수가 몸을 풀 듯 속도를 조절해 뛰기도 했다.
같은 뉴스에서 중국이 최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연이어 소개됐다. 중국 로봇의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로봇보다 더 자연스러웠다. 체조선수처럼 몸을 굽히면서 앞으로 공중제비를 넘더니 가뿐하게 땅에 착지했다. 뒤로 공중제비를 넘는 로봇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앞공중제비는 착지에 성공하기 더 힘든 기술이라고 한다.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의 모습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로봇이 사람과 비슷해질수록, 사람과 닮아갈수록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할 일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로봇이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로봇이 사람의 동작을 따라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처럼 사고하는 날이 언젠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인공지능(AI)의 사고력은 사람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과 초지능(ASI)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영화 ‘그녀(HER)’에서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나눠야 할 사랑의 감정까지도 로봇이나 AI가 대신하게 될 수도 있다.
기술 발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결정하는 수준에 이를 경우 그 부작용은 쉽사리 상상하기 어렵다. 로봇과 AI의 폐해는 지금껏 인간이 이룩한 어떤 기술과도 비교하기 힘든 데다 그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여러 AI 전문가들도 이를 경고하고 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AI가 사회에 미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기계가 곧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AI의 급속한 발전이 인류와 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자인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와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도 AI의 위험성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AI가 초래할 수 있는 수많은 나쁜 결과에 대해 반드시 걱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벤지오 교수는 AI가 자율적 의사결정을 할 경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지능은 곧 권력을 의미하며, 그 권력을 누가 통제할지가 문제다. 그 일은 로봇을 만들고 팔아 이윤을 얻는 기업 스스로 할 수 없다.
정치가 그 일을 해야 한다. 벤지오 교수의 경고처럼 AI는 단순히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와 사회, 우리 삶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느닷없이 전 세계를 덮쳤듯 로봇과 AI가 예기치 않은 재난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에서 풀어야 할 일은 켜켜이 쌓여 가는데 우리 정치는 탄핵정국 속에서 몇 달째 공회전만 하고 있다. 우리가 멈춰 있는 동안 세계와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차라리 대한민국의 정치를 AI에게 맡기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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