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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면세점 동대문점. /사진: 현대면세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면세업계가 구조조정을 기어가는 가운데 현대면세점도 첫 사업재편에 나선다. 면세업에 진출한지 5년만이다.
현대면세점은 1일 시내면세점을 철수 또는 출소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내면세점 중 동대문점은 완전 철수하고 무역센터점은 운영 층수를 축소한다. 시내면세점 일부를 폐점하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다른 면세사업자들도 비슷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명동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부산 서면점, 제주 시티호텔점 등 시내면세점 4곳의 영업 면적을 줄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부산점 영업을 중단했다.
면세업계 전반에 닥친 위기는 방문객과 매출이 비례하는 공식이 깨지면서 발생했다. 엔데믹 이후 국내외 여행 수요는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면세쇼핑보다 다이소와 올리브영, 맛집 등을 탐방하는 일상형 소비에 시간을 할애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공항 면세점은 여전히 방문객 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발목을 잡고 있다. 시내면세점은 다이소, 올리브영 등에 밀리면서 철수 수순을 밟는 중이다.
그동안 매장을 재편하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했던 면세점들이 본격적인 매장 철수,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주요 면세점(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현대)의 영업손실은 2776억원에 달했다. 2023년에는 영업적자를 낸 곳이 현대면세점 한 곳이었는데, 지난해에는 4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면세점 방문객 수는 21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던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방문객 수가 역신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1분기 적자전환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고 면세 쇼핑의 매력도 크게 줄었다”며 “기존 면세 비즈니스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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