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불안 완전히 해소 안돼
연준 금리인하 지연 등 상방압력
2월 외환보유액, 4년9개월 만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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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이 2분기 중 1500원선도 뚫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3.0원으로 출발해 주간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보다 1.0원 하락한 1471.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에는 1472.9원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점과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전날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477.0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52원으로 집계됐다. 달러인덱스가 1분기 기준 103선까지 레벨을 낮추며 연초 대비 약 4% 하락했음에도 불구 원·달러 환율은 보합세를 나타내 원화의 가치 자체가 절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 내수부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등도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발표하며 일시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경계감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분석한다.
강윤형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지표 발표 이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환율이 상승했다”며 “원·달러 환율은 2분기까지 1500원 내외로 높아질 수 있고 2일 상호관세가 예고된 만큼 환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관세를 25% 매기는 등 상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당국도 현재는 외환시장을 지켜보면서 외환보유액을 일부 풀든지 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은 환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이 자동차에 25%의 세금을 매긴다면 상황에 따라 1500원까지 갈 수 있다”며 “당국이 환율의 변동 폭을 줄이는 개입은 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처럼 시장의 힘으로 환율이 오를 때는 과도하게 개입할 시 외환보유액만 소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고 있지만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달러 아래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외환보유액은 4092억달러로 4년9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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