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자문료ㆍ설 선물비용 지출은 무죄 확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학교법인의 소송 비용을 교비회계로 지출하면 사립학교법 위반죄는 물론 업무상 횡령죄로도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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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영우 전 총신대 총장의 상고심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6~2017년 학교법인이 소송 당사자인 교직원 인사 관련 소송 비용을 비롯해 학사 운영에 관한 법률 자문료 등 수천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립학교법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ㆍ재산을 다른 회계로 전출ㆍ대여하거나 원래 목적 이외에 부정하게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옛 사립학교법은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했고, 2021년 법 개정 이후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이와 함께 김 전 총장은 종교단체 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 도움을 받기 위해 종교단체 총회 대의원들에게 보낸 설 선물 구입 비용 4500여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도 받았다.
1ㆍ2심은 교비를 소송 비용으로 쓴 혐의와 관련해 사립학교법 위반죄를 유죄로 판단,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소송 당사자가 학교법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업무상 횡령죄는 무죄라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사립학교법령에 따라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교비회계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며 “교비회계의 다른 회계로의 전용을 금지하고 있는 법적ㆍ정책적 목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송 비용 지출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학교법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사용 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 의사를 실현한 것이 돼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법률 자문료와 설 선물 비용으로 교비를 쓴 혐의는 학교 교육에 필요한 지출이라는 점이 인정돼 1ㆍ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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