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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 건축물 불신 키운 골재시장 - 중] ③ 알면서 쓰는 저품질 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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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3 06:00:36   폰트크기 변경      
전문가 시각

불량품 유통 일반화… 기업들 도덕성 상실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저품질 골재가 건설현장에 버젓이 유통되는 문제에 대해 “기업들의 도덕성 상실(도덕적 해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일 김인 한국골재산업연구원장은 “골재ㆍ레미콘업계 간 리베이트부터 골재 브로커까지 난립하며 저품질골재가 유통되고 있다”며, “양질의 골재 가격은 비싸지만 저품질골재가 섞이면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레미콘도 적정가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니, 이 과정에서 엉뚱한 골재가 사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골재 수요는 있지만 양질의 골재 공급량이 부족하다 보니 저품질 골재를 공급하면서 수익을 남기려는 악순환이 콘크리트 품질 저하로 이어져 붕괴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수익’과 ‘양심’ 사이의 갈등이 저품질 골재를 부추겼다는 의미다.

양질의 골재와 비교해 저렴한 저품질 골재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명예교수는 “품질이 좋은 골재는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기 마련”이라며, “물론 레미콘사가 골재를 받아들일 때 인수 검사를 하겠지만, (수익을) 많이 남기려면 당연히 양질의 골재보다는 저품질 골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골재업체 입장에선) 원석이 좋지 않으면 저품질 골재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그것을 안 쓰면 좋으련만 (사전에 검사를 예고하는) 정기검사만 잘 피해가면 모두 팔리는 상황”이라며, “절대적인 (골재)공급량이 부족하니 (골재업계가) 설비를 개선하지 않아도, (골재)품질이 불량해도 모두 팔려나가는 문제가 낳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골재업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도덕성 문제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A기업 임원은 “토분이 섞인 선별ㆍ파쇄골재나 건설폐기물로 만든 순환골재 모두 세척 단계를 2번에서 3번으로 늘리고, 분술물 제거 과정을 더 추가하면 품질은 좋아지겠지만 비용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대가 변하면 공장설비도 바뀌어야 하지만 영세한 기업들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시멘트 사용량을 늘려 밀도 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저품질골재 사용에 따른 강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내부 견해도 존재한다. 다만, 가격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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