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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호관세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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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부과 일지 /표:연합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관세는 어느 정도 전쟁 행위(act of war)다.” 워런 버핏의 경고를 뛰어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투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모든 무역상대국에 기본관세 10%를 부과하고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국가들에 개별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 적용되는 관세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 중 가장 높은 26%다.
트럼프의 전방위적인 상호관세 폭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구축됐던 자율무역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2007년 체결한 한미 FTA도 무력화됐다.
상호관세는 기본관세(5일 시행)와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관세(9일 시행)로 구성된다. 한국 수출품은 5일부터 10% 관세가 붙고, 9일부터는 관세율이 26%로 올라간다.
전대미문의 상호관세 폭탄에 국내 제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호관세와 함께 반도체법 보조금 폐지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반도체는 조립ㆍ가공 등의 이유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가 많아 관세 부과 기준과 범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은 기존에 품목별 관세가 부과돼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3일 발효된 25% 자동차 품목 관세만으로도 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반도체 등에도 품목별 관세를 예고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고관세’에 ‘고환율’까지 겹쳤다. 반도체업계는 소재ㆍ부품ㆍ장비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정유업계는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이 발생한다. 항공업종도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일본ㆍEU 등 다른 선진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 파트너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중국에 이어 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전장 대비 68.43포인트(2.73%) 하락한 2437.43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줄여 0.76% 내린 2486.70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2.04%), SK하이닉스(-1.67%), LG에너지솔루션(-4.26%)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수출주가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1.27%), 기아(-1.41%)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1467.0원까지 올랐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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