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도 증가세…4거래일 만에 3조 늘어
미국 관세부과 여파에 대통령 탄핵 선고 임박
빚투 급감…코스피 신용거래 융자 10조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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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이 1년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미국발 관세 부과로 인한 경제적 우려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가 임박하면서 투자자금이 갈 곳을 잃은 모습이다. 반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9조4967억원이다. 지난해 4월1일 59조6299억원 이후 최대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예치해 둔 금액으로, 언제든 주식 투자에 활용될 수 있어 증시대기 자금으로 꼽힌다.
최근 투자자예탁금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8일 50조9567억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6일에 55조6714억원으로 늘어났고, 이달 들어 59조원 문턱도 넘어섰다.
투자자예탁금과 더불어 증기 대기 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최근 증가세다. CMA는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을 단기투자상품에 투자해주는 상품이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지난 1일 기준 CMA잔고는 87조6775억원이다. 지난달 27일 84조4840억원이던 CMA잔고는 4거래일만에 3조원 넘게 늘었다.
증시대기 자금이 늘어나는 것은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상호과세 부과 국가에 우리나라도 포함되면서 국내 증시의 하향 조정 압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증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미국이 우리나라에 26%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트럼프의 관세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주식시장이 선제적으로 상호관세 리스크를 일정부분 반영해 왔지만, 단기적인 급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오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내린다는 점도 적극적인 주식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선고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증시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빚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 1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조3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18조2857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000억원 넘게 축소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준다는 것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 잔액은 지난 1일 9조9766억원으로, 지난 2월18일(9조9975억원) 이후 처음으로 1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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