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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관주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에 자금을 댄 NH투자증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일각에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농축산업계의 피해를 NH투자증권의 MBK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지원과 연결 지어서다. MBK 측에 브릿지론으로 빌려준 돈이 상환을 앞둔 시점에서 NH투자증권이 평판 리스크로 리볼빙 대신 회수를 결정할 경우, 고려아연 입장에선 MBK를 더욱 압박할 수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MBK의 고려아연 지분 인수를 위해 지난해 9월 제공한 브릿지론은 오는 6월 만기를 맞는다. 당시 차입 규모는 1조4900억원(금리 최소 연 5.7%·만기 9개월)로 설정됐다.
단기 자금 조달 방식인 브릿지론은 통상 일정 기간 내 인수금융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인수금융 대환이 힘든 상황이라 브릿지론의 연장 가능성이 커졌다. MBK가 막대한 금액의 브릿지론을 당장 갚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다만,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농협의 NH투자증권이 MBK의 차입매수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MBK가 대주주인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대금 정산이 미뤄져 일선 농협과 영농조합, 유가공조합 등 농축산업인 단체로 피해가 확대되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다. NH투자증권이 홈플러스 이슈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농축산업계에 피해를 끼쳤다고 비판하는 건 무리한 논리 비약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MBK의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금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한 증권사까지 책임을 지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번 여론전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고려아연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두고 벌이는 경영권 분쟁은 중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임시·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단 승기를 잡았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해 총동원한 ‘꼼수’로 인해 사법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중이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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