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협박하는 방식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건설 노조 간부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 대한경제 DB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단독11부 김샛별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건설 노조 지부장 A씨 등 간부 5명에게 각각 징역 4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22년 2~8월 인천시 서구와 경기 부천시 등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현장소장 등을 협박해 5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노조원 채용을 요구한 뒤 이를 거절하면 노조원을 동원해 건설 현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거나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채용한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가 중단되면 공사기간 지연 등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한 일부 건설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들에게 금품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판사는 “범행 경위와 횟수 등을 고려하면 사안이 가볍지 않다”며 “A씨는 받아낸 돈 일부를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현재는 해당 노조가 없어진 상태여서 재범 가능성이 높지 않고, 뜯어낸 돈 대부분을 노조 운영비 등으로 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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