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카드사들의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할부수수료와 연회비, 카드론 수익이 증가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프리미엄 카드를 확대하는 한편, 알짜카드는 단종시키는 등 수익성 개선 전략을 추진 중이다.
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조1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카드수익(22조56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11%로 전년(38.45%)보다 1.34%포인트(p)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20년 40.93%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37.11%까지 떨어졌다. 이는 14년째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의 영향이다. 2007년 4.5%에 달했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우대수수료율 기준 0.4~1.45%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금융당국은 3년 주기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재산정해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해 왔으며, 지난 2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카드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무이자 혜택을 줄이며 할부 수수료가 증가했다. 지난해 할부 수수료 수익은 3조4630억원으로, 2020년 1조9338억원 대비 79.1% 급증했다. 전체 카드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17%에서 15.70%로 크게 늘었다.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를 보전하고자 무이자할부 혜택을 대폭 축소한 영향이다.
연회비 수익과 카드론(장기카드대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출시를 확대하며, 저연회비 고혜택의 ‘알짜카드’는 단종시키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연회비 수익은 2020년 1조174억 원에서 지난해 1조4414억 원으로 매년 1000억 원 단위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드론 수익은 5조903억원으로, 2020년 4조1024억원 대비 24.3% 증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제도가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며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소비를 촉진해야 하지만, 카드사 비용 절감으로 인한 혜택 축소가 오히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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