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시간 11시 두고도 각기 다른 해석
與 “헌법재판관 의견 모아졌다는 증거”
野 “탄핵 인용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11시 선고”
尹하야설, 집권2기 구상설까지 나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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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앞 경비가 강화됐다./사진: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일 정치권에서 다양한 예측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각종 루머까지 등장해 탄핵정국은 막판까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는 각기 다른 근거를 들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점치고 있다.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시중 소문이 그럴듯하다”며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기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대변인이 기각을 예상하는 근거는 선고 시간이 ‘오전 11시’라는 데 있다. 재판관 의견이 다양할 경우 10시로 잡지만,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에 헌재가 11시로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재가 선고기일을 4일 오전 11시로 잡은 게 의미심장하다”며 “보통 오전 10시에 잡혀서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들을 선고할 때 전부 다 읽는데 11시로 잡힌 걸 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참 ‘5대 3’ 기각설이 돌다가 딱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고, 이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왔다”며 “그러니까 ‘4대 4’로 됐기 때문에 더이상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다 하더라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왔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는 얘기들이 한참 돌았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대 4’ 기각설에 대해 “‘4대 4’를 얘기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절차적 하자에 대한 주장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야권이 주장하는 ‘8대 0’에 대해선 “한덕수 권한대행이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사건을 보면 만장일치를 강요한 것이 아니다. 결국 재판관 개인 성향에 따라 판단하고 그것이 인증되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만장일치 결론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 역시 “‘5대 3’기각, 잘하면 ‘4대 4’ 기각 가능성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는 선고시간인 ‘오전 11시’에 대해 다른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장 등 주요 탄핵 심판이 모두 오전 10시에 선고됐고 기각 결정이 나왔다는 점이 근거다. 반면 탄핵이 인용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오전 11시에 선고 결과가 나왔다.
통상 헌재가 주요 사건 선고를 오전 10시로 해왔던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윤 대통령 선고는 막판까지 평의를 열어 결정문 작성에 더욱 신중을 기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대체적으로 ‘8대 0’ 만장일치로 인용돼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간신앙까지 거론하며 ‘8대 0’ 인용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월4일 오전 11시가 아니냐. 오전 11시는 ‘사시’”라며 “‘죽을 사’자가 3개나 들어가 있어 틀림없이 죽는다”고 말했다.
‘8대 0’ 인용이라면 시간이 오래 걸릴 필요가 없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헌법재판관들이 일찍 심리를 끝내놓고 계속 평의한 것은 국민(의견)이 분분하니까 여러 가지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두고 각종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윤 대통령이 하야 선언을 할 것이다’, ‘직무 복귀 시 집권 2기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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