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 강자들과의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전통 주요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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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별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유한양행 2688억원 △대웅제약 2325억원 △한미약품 2097억원 △GC녹십자 1746억원 △종근당 1573억원 △보령 558억원 순으로 집계 됐다.
이들 기업 중 R&D 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유한양행이다. 지난해 국내 전통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은 연구개발비 비율이 10.5%에서 13%로 크게 올르며 연구개발비 금액 자체도 1945억원에서 2688억원으로 38.2%나 늘었다.
대웅제약 연구개발비율이 2023년 16.9%에서 2024년 18.5%로 상승했으며 연구개발비 금액으로도 2066억원에서 2346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작년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연구개발 비율을 13.8%에서 14%로 소폭 끌어올리며 2023년 2050억원에서 지난해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용은 2098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줄어든 회사들도 있었지만, 이는 대부분 연구개발비 자체를 줄였다기보다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였다.
연구개발비 비율이 2023년 6%에서 2024년 5.5%로 감소한 보령의 경우, 연구개발비 금액은 519억원에서 558억원으로 7.5%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이 8596억원에서 1조171억원으로 더 큰 폭(18.3%)으로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다만 지난해 GC녹십자 등 일부 제약사에서는 R&D 투자 비용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약 17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2023년과 비교하면 10% 줄어든 수치다. 2022년에 비해서는 18% 적다.
이는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등으로부터 허가받은 뒤 임상이 종료되며 R&D 비용이 축소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거승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사들의 이 같이 R&D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를 보유한 미국 제약사 MSD는 지난해 연구개발에만 179억 달러(약 26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전체 매출(642억 달러)의 27.9%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도 R&D 투자를 전년 58억 유로에서 62억 유로(약 9조8000억원)로 늘렸으며, 순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23.2%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늘려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에 비하면 한참 못미치고 있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와 함께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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