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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은의 시간...기준금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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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6 14:21:20   폰트크기 변경      
17일 금통위 개최, 일단 동결 전망 우세

성장률 저하ㆍ내수부진 심화…경기회복 위한 선제대응 주장도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대통령 파면 선고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과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 우려 등으로 일단 동결 관측이 우세하지만 장기간의 내수 위축과 관세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 그리고 경제성장률 저하 우려 등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과감한 금리 인하 목소리도 적지 않아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앞서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내린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1.5%로 하향조정하면서, 금리를 내리고 소비·투자 등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일단 이달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등으로 단기간이나마 가계대출 및 부동산 시장이 출렁인데다 지난해 12ㆍ3 비상계엄 이후 지속돼 왔던 고환율이 여전히 물가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와 고환율이 이어진 상황에서, 금통위가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성장과 물가를 위해선 너무 늦지 않게 중립 금리(2.5%로 판단)로 도달할 것으로 보이나, 그 시기는 5월 금통위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영국의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도 “한은이 5월경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관심이 대선으로 이동하고 트럼프 관세에 따른 외부 충격을 감안할 때, 경제정책 조합이 보다 부양기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를 점치거나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정치리스크 완화로 환율이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탄핵심판 선고가 있던 지난 4일 하루에만 30원 넘게 떨어져 1430원대로 내려왔고, 조기대선과 차기정부 출범시 더욱 안정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한 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요 글로벌 IB들은 이미 한은의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1% 초반의 성장률을 점치기 시작했고,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 등은 0%대(0.9%) 전망치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으로 경기 부양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그도 그럴것인 내수의 대표인 유통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와 명품 플랫폼 1위인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건설경기의 어려움도 장기화되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이화공영도 최근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등 고금리로 인한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으로 인한 건설업 전반의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형산불로 인한 피해복구를 위해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지역화폐 등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실제 추경까진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수입품에 예상보다 강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출 의존형 구조인 우리나라 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국내 경제상황만 보면, 당장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서도 모자람이 없지만,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등 그 반대급부 또한 예측이 어려워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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