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연초에 축소됐던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혜택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할부카드수수료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일부 카드사들은 아직 혜택 확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최대 4~5개월 수준이었던 카드사 무이자 할부 혜택이 이달부터 최대 6개월로 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28일 이달부터 온라인 쇼핑에 한해 5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대 4개월이었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2개월 연장한 것이다. BC카드도 같은 맥락에서 최대 4개월로 축소했던 온라인 업종의 무이자 할부 기간을 다시 6개월로 확대했다.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금리 하락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부담 완화가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여신전문채권 발행금리(금융채Ⅱ 3년물 AA등급)는 2.967%로, 전년 같은 날짜(3.815%)와 비교했을 때 약 1% 가까이 하락했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회사채 발행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 무이자 할부와 같은 고객 혜택 확대에 여력이 생긴다.
그러나 모든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 혜택 확대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축소하기 시작한 건 2021년 말이다. 이에 따라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들의 할부카드수수료 수익 비중은 2021년 9.42%에서 지난해 12.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6개월 이상의 무이자 할부 상품 대신 ‘슬림 할부’나 ‘다이어트 할부’ 등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부분 무이자 할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몇 개월만 이자를 부과하고 나머지 기간은 무이자로 운영되는 방식이다. 다만, 부분 무이자 할부 상품의 이자 납부 기간에 이자율이 높게 설정될 수 있고, 이자율은 카드사와 가맹점의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장주 기자 cjj323@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