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ㆍ관세전쟁 등 과제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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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지난 4일 한 외신 기자가 탄핵 찬성 집회에 나선 시민들 틈에서 보도를 하고 있다. / 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주요 외신들이 ‘시민의힘’으로 위헌ㆍ위법한 비상계엄을 저지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이끈 한국에 찬사를 쏟아냈다.
특히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대한국민’의 민주주의 실현 의지와 사회 시스템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회복력’을 높이 사며 부러움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모한 지도자를 이겨냈는가’라는 기사에서 12ㆍ3 비상계엄 사태부터 지난 5일 윤 전 대통령 파면까지 지난 4개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시기’였으며, 한국인들은 ‘항상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 근현대사 ‘투쟁’의 역사들을 소개했다. 특히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웠던 이들과는 달리 “최근 몇 달 동안 시위를 벌인 한국인들은 민주주의 제도를 자신들의 편에 세웠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이 부럽다. 우리도 대통령직에 있는 중범죄자들을 감옥에 넣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며 “트럼프는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재선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포기하지 않는 한국 국민과 옳은 일을 해낸 헌법재판소에 축하를 보낸다면서, “한국은 민주주의를 우리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 그들로부터 배우길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레이프-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한 세대 만에 가장 큰 도전을 제기한 행정부의 입법 방해와 도 넘은 행위를 견뎌냈다”며 “한국은 최악의 결과를 피해 왔고 긴 정치적 위기의 끝에 빛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도 헌재의 결정이 국가의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헌정 질서와 정치 문화가 시험대에 올랐지만 제도를 통해 합리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줄곧 ‘반중’(反中) 기조를 표출한 윤 전 대통령이의 파면 소식에 더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중국 포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윤석열 파면’, 2위는 ‘한국 60일 이내 대선’이 차지했다. 웨이보 역시 ‘윤석열 파면’이 1위에 올랐으며, 인기 검색어 상위 10위 가운데 4개가 윤 전 대통령과 연관된 단어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윤석열 정부가 임기내 사드 추가 배치 논의와 대만 문제 개입 등으로 중국과의 마찰을 키워왔다”면서 “파면 결정으로 인한 정권 교체가 양국 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선까지 반년에 이르는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산적한 현안과 정치적 양극화 등 탄핵 정국에서 남은 후유증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윤 전 대통령은 약 2년의 임기를 남기고 퇴장하지만 여야 대립이나 사회 혼란이 수습될지는 불투명하다”며 “그의 파면으로 지금까지 양호했던 한일관계에 대한 영향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프랑스 리베라시옹은 “다가오는 대선을 통해 아시아 네 번째 경제 대국인 한국은 리더를 되찾게 될 것”이라며 “새 정권은 미국 대통령이 불러온 불확실성과 적대적인 이웃인 북한이 초래한 불확실성 사이를 조심스럽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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