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카드사들이 장기 자금 조달에 전력 투구하며 만기 3년 이상의 장기물 카드채 발행 규모가 전년 대비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만기 3년 이상 장기 카드채 발행액은 5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6120억원) 대비 59.7%가량 증가했다.
1분기 발행된 전체 카드채에서 장기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3%에서 올해 81.2%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카드사들이 단기 자금 조달보다 장기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 장기채 발행 확대는 금리하락 추세와 맞물린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여신전문채권 발행금리(금융채Ⅱ 3년물 AA+등급) 2.876%로 지난해 3월 3.769%에서 0.893%포인트(p) 하락했다. 평균 표면이율도 지난해 1분기 4.05%에서 올해 3.10%로 약 0.95%포인트 낮아지며,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여전채 강세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강한 수급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며 “특히 여전채와 회사채 섹터의 중장기 구간에서 스프레드 축소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체 카드채 발행 총액은 올해 1분기 기준 7조1100억원으로 전년 동기(7972억원) 대비 약 10.8% 감소했다. 이는 단기 카드채 발행의 급격한 감소에 기인한다.
특히 올해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카드채가 단 1건도 발행되지 않았으며, 단기 카드채 발행액은 전년 동기 4조3600억원에서 올해 1조3400억원으로 69.3% 급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도 업황 부진으로 인해 당장 소비자 혜택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현재 구조적으로 본업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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