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7% 하락…8개월만 최대 낙폭
‘공포지수’ VKOSPI 연중 최고치 기록
日 닛케이 7%대ㆍ대만 가권 9%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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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 으로 마감했다. / 사진: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미국발 상호관세의 충격파가 7일 국내 금융시장 시장을 강타하면서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30원 넘게 껑충 뛰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7% 넘게 추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패닉에 빠진 하루였다.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했지만, 관세전쟁 우려로 급격하게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지난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국내외 경제ㆍ산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다음 정부 출범까지 남은 2개월간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수장의 금융시장 안정 의지 표명이 무색하게 이날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31% 내린 2359.25로 출발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점차 커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7% 하락한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7월14일(2322.32) 이후 최저치다. 코스피 하락율도 지난해 8월5일(-8.77%) 이후 최대다.
일명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일 대비 65.04% 상승한 44.23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무너져내렸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가 5.17% 하락했고, SK하이닉스의 하락폭은 9.55%에 달했다.
현대차(-6.62%)와 기아(-5.69%), 삼성바이오로직스(-5.71%), 셀트리온(-5.46%), 한화에어로스페이스(-8.55%), 네이버(-3.03%), LG에너지솔루션(-1.82%)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2조94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6749억원, 2553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저가 매수세를 가동한 연기금이 430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환율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됐던 지난 4일 원ㆍ달러 환율이 32.9원이나 내려갔지만, 다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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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아시아 증시도 이날 파랗게 질렸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와 대만 가권 지수는 각각 7.83%, 9.70% 떨어진 채 마감했다. 또 오후 3시40분 기준 홍콩의 항셍지수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13.02%와 9.01% 폭락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증시의 블랙 먼데이는 관세전쟁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각국 대상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중국이 보복관세를 내놓으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45%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불과 지난달 이 확률을 20%에서 35%로 올렸는데, 다시 한번 예측치를 수정한 것이다. 앞서 2일에는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40%에서 60%로 높인 바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의 침체 기간과 폭은 고용시장 악화 정도와 물가 리스크에 좌우될 것이며 유럽연합(EU)과 중국의 맞보복 수준도 변수”라면서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악재와 취약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로 인해 당분간 1400원 초중반대에서 변동성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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