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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충북 1위 건설사가 무너졌다. 올 들어 신동아건설을 비롯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줄을 이으면서 ‘4월 위기설’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해 대흥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흥건설은 현재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준비 중이다. 외부감사인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는 대흥건설의 지난해 회계연도 재무제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기재됐다.
외부감사인은 “2024년 12월31일로 종료되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과 감사절차 실시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공 받지 못했다”며 “회사에 의한 중요한 감사 범위의 제한으로 인해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고 있는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실제 대흥건설은 이날 오후 늦은 시각 또는 9일 중으로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충주에 연고를 둔 대흥건설은 지난 1994년 대흥토건으로 설립된 뒤 1997년 대흥건설로 사명을 바꾼 뒤 성장세를 이어왔다. 공공건설 시장에 꾸준히 명함을 내밀며 입지를 다지는 한편, 2021년 주택 브랜드 ‘DaHave(다해브)’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지난해에는 시공능력평가 96위(2767억원)로 처음 100위권에 올랐으며, 충북권역에서는 1위 건설사의 명성을 사수했다.
그러나, 사업 다각화는 결국 대흥건설의 발목을 잡았다. 대흥건설은 안산 반달섬을 비롯해 평창과 천안, 광주, 부산 등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으로 추진된 전국 6개 PF사업장 관련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흥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0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간 부채비율 등 경영지표가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들 사업장에 대한 부채가 올해 반영되면 대폭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는 대흥건설을 비롯해 벌써 9곳에 달한다. 한 달에 2~3곳꼴로 자금난에 백기를 든 셈이다.
연초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과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 등이 줄줄이 무너졌다. 100위권 내 건설사만 4곳이다.
여전히 부채비율 200%를 웃도는 건설사들이 ‘4월 위기설’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공포감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간 업력과 규모를 갖춘 중견업체들이 버텨왔지만, 침체 국면이 길어지고 수주와 착공까지 감소하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회생절차를 밟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영향은 연내 지속될 것 같고, 길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중견업체들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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