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이틀 동안 무려 13.51% 감소
관세전쟁 여파 큰 종목 집중 보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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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서학개미(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이 13%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로 이 기간 뉴욕증시가 10% 남짓 빠졌는데, 서학개미가 더 큰 손실을 본 것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4일 기준 867억4078만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2일 1002억9024만달러던 미국 주식 보관액이 단 2거래일만에 13.51%(135억4945만달러)가 증발했다.
같은 기간 관세전쟁의 충격파로 미국 다우존스 지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가 각각 9.26%, 10.53%, 11.44% 쪼그라들었는데 서학개미의 주식 보관액 감소폭이 이를 상회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뉴욕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도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투자를 멈추지 않았는데, 상호관세의 충격파를 더 크게 받은 모양새다.
실제 국내 투자자는 지난 1월에 미국 주식을 9억548만달러를 순매수했고, 2월과 3월에도 각각 29억7546만달러와 40억7239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번달 들어서도 7일까지 9억548만달러를 순매수하는 등 아직까지 서학개미는 저점 매수에 베팅한 모양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표보다 서학개미의 손실이 더 큰 이유는 서학개미들이 이번 관세전쟁에서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자의 투자액이 가장 많은 해외주식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로, 각각 158억달러와 86억달러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모두 관세 부과로 국제무역이 축소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한 기업들이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4일 하루에만 주가가 10.42% 빠졌고, 엔비디아도 7.36%의 하락 폭을 보였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분간 상호관세 정책을 철회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등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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