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도 잠시 ‘9인 체제’ 완성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마용주 대법관과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공식 취임하며 6년 임기를 시작했다.
마 대법관 취임에 따라 지난해 12월27일 김상환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100일 넘게 이어졌던 대법관 공석 사태가 마무리됐다.
오는 18일 문형배ㆍ이미선 재판관 퇴임을 앞둔 헌법재판소도 마 재판관 취임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약 반년 만에 잠시 ‘9인 재판관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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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주 대법관(왼쪽)과 마은혁 헌법재판관이 9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마 대법관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킨 용감한 법관, 재판에 열과 성을 다하는 헌신적인 법관, 그렇지만 당사자,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법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헌법과 법의 정신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며 “법률의 문언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소수자 보호, 미래지향적 가치 등을 위해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법은 절대적 이성의 산물이지만, 그 해석과 적용은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 무엇보다 수범자인 국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식에 맞아야 한다”며 “내가 내린 결론은 상식에 맞는가,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올바른 결론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경남 합천 출신인 마 대법관은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ㆍ윤리감사관 등 법원 내 요직을 거쳤고,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연달아 맡았을 정도로 법원 안팎에서 인정받는 실력파로 꼽힌다.
마 재판관도 이날 취임식에서 “다수의 견해를 존중하되 맹종하지 않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치우치지 않겠다”며 “균형 있는 시각과 공정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의식한 듯 “우리 사회에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오로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국가원리 등 헌법의 기본원리만을 기준으로 삼아 헌법을 해석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우리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함께 지켜온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원리와 질서가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 작은 힘을 보태겠다”며 “국민께서 보여주신 헌법 수호의 열망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원 고성 출신인 마 재판관은 서울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0년 대구지법 예비판사로 임관해 서울중앙ㆍ북부ㆍ서부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앞서 국회 몫인 마 재판관 선출안은 지난해 12월26일, 마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다음날인 27일 각각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여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마 재판관 임명을 거부했고, 그 여파로 마 대법관 임명도 함께 미뤄졌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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