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올해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에 기술이전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달리티(다양한 치료 접근법) 확장으로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9일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 규모의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을 기념해 개최한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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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기관투자자 및 기자 대상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7일 GSK에 기술수출했던 그랩바디-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김호윤 기자 |
앞서 지난 7일 에이비엘바이오는 GSK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 및 노하우를 이전하고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위한 모든 비용을 지불한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주요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739억원(3850만파운드)을 포함해 최대 1480억원(7710만파운드)의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기술료)을 30일 이내 수령한다. 복수 프로그램에 대한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9623억원(20억6300만파운드)과 순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계기로 3개월간 논의 끝에 기술이전이 성사됐다”면서 “이번 GSK와 딜(거래)은 그랩바디-B가 글로벌 빅파마에 첫 기술 이전된 사례로 직간접적으로 가장 좋은 BBB 셔플임을 증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에 기술이전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달리티 확장으로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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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9시 열린 에이비엘바이오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상훈 대표가 그랩바디-B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유튜브화면 캡쳐 |
이 대표는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그랩바디-B의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및 타깃을 확장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여러 건의 기술이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특히 항체,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그랩바디-B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것이며 이와 함께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p-타우 등 타깃을 세분화해 기술이전 기회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사례로는 알테오젠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와 여러 기술이전을 성사했으며 기술이전의 핵심은 품목 독점에 있다”며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에 대한 기술이전은 알테오젠의 품목 독점과 유사하다. 글로벌 빅파마가 갖고 있는 에피톱(epitope, 항원결정기)을 세분화 해 다양한 타깃에 그랩바디-B를 접목한다면 추가 기술이전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랩바디-B와 더불어 담도암 신약 ‘ABL001’(토베시미그), 이중항체 ADC 등 개발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ABL001은 이중항체 신약으로 현재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신약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우선 심사 및 가속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앞서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전이성·재발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ABL001 글로벌 임상 2/3상의 톱라인(허가 당국에 제출한 평가 결과 요약) 결과를 발표하며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면서 “담도암은 치료 옵션 부재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로 미국 FDA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은 만큼 내년께 ABL001이 담도암 2차 치료제로서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해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검증된 항체를 활용해 ADC 시장을 선점할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올해를 기준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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