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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자제품 ‘관세 예외’ 아냐”…‘유화’ 기대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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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4 16:53:05   폰트크기 변경      
美내 혼란도 가중…“빨간불 파란불 놀이에 투자자들 기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스마트폰ㆍ컴퓨터 등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 조치에 대해 ‘예외 없는’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다음주에 반도체 관세율 발표를 예고하며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확실하진 않다”고 덧붙이는 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SNS에서 “누구도 불공정한 무역 수지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거듭 피력했다. 지난 금요일(11일)에 “관세 ‘예외’가 발표된 적이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면제 대상 제품들 또한 지난 2∼3월 중국에 이미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 20% 등은 그대로 적용받으며, 다른 관세 ‘부류’(bucket)로 옮겨갈 뿐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는 ‘일시적’인 것이며, 향후 발표될 ‘반도체’ 등 품목별 과세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 품목의 관세 면제 발표로 제기된 ‘유화’ 기조 선회 기대감을 트럼프가 직접 나서 일축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반도체ㆍ의약품 관세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상호관세 면제 대상 품목들은 향후 반도체 관세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관세국경보호국은 지난 11일 밤 △스마트폰 △노트북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반도체 장비 등 총 20개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미 현지 언론 등은 이에 대해 벼랑 끝 대결로 치닫는 중국과의 대치 등 강경 일변도의 ‘관세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발언으로 당초 기조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당시 반도체 등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부과 대상은 예외로 하고 향후 별도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25%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자동차나 철강ㆍ알루미늄도 상호관세에선 제외된다.

트럼프는 “우리는 다가오는 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체 전자 공급망을 살펴볼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특히 미국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중국과 같은 적대국인 무역 국가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반도체 관세율에 대해 “다음주 중에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부 기업들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확실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지목했지만 미국의 무역 적자 8위 국가인 우리나라 역시 반도체 관세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도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상대로 이용한 비(非)금전적 관세 장벽, 불공정한 무역수지와 관련해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며 “다른 나라에 인질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엄포를 놓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불투명하고 일관되지 않은 행보에 현지 정ㆍ재계, 언론 등 비판의 목소리도 더욱 커져가는 모양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혼돈 그 자체”라며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빨간불 파란불 놀이’처럼 다루는 동안 투자자들은 미국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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