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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 전(前) 소네트 대표이사가 제19회 자산어보 행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HMI 기술 산업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잔: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미래엔 운전자가 필요없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운전자의 역할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새롭게 정의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며, 인간과 자동차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uman-Machine InterfaceㆍHMI)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은 15일 서울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HMI: 인간과 자동차의 교감, 기술을 넘어 감성을 잇다’를 주제로 제19회 자산어보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자동차 HMI 12년: 기획, 연구, 평가의 여정과 인사이트’를 주제로 발표한 양지현 국민대학교 자동차융합대학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이 도입되더라도 운전자나 탑승자와 관련된 연구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상호작용을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자동차 HMI 연구 트렌드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HMI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 키워드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총 1030편의 논문 제목을 5년 주기로 나누어 살펴봤는데, 흥미로운 변화를 발견했다.
그는 “‘driver’(운전자), ‘car’(자동차)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최근 5년간 출판된 논문 키워드를 보면 ‘automated’(자동화) ‘autonomous’(자율) 비중이 확실이 커졌다”며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사람이 운전을 안 해도 되니 HMI가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오히려 연구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동 수단의 변화에 따른 운전 임무 수행권의 변화도 설명했다. 사람이 스스로 이동할 때는 모든 판단과 동력을 사람이 담당했지만, 마차 시대에는 동력과 기본적인 충돌 회피를 말이 담당했다는 것이다. 자동차가 생기면서 다시 사람이 제어를 담당하게 됐고, 자율주행이 도입되면서 이런 임무들이 다시 차량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 수준을 정의하는 미국자동차 기술자 협회(SAE) 기준이 기술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리는 상황이 달라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사용자 특성에 맞는 평가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밝혔다. 그러면서 “자동차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차별화 요소로 HMI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HMI 전문가 풀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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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현 국민대학교 자동차융합대학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박선홍 한자연 주행제어기술부문 책임연구원은 ‘HMI R&D 개발 현황’ 발표를 통해 센서 시스템과 HMI 시스템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센서는 차량 제어를 위해 물리량을 취득하지만, HMI는 사람과 차량의 소통을 위해 사용자의 표정ㆍ상태ㆍ행위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이어 동작 제어에 집중하는 센서와 달리 HMI는 사용자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해 정보를 어떻게, 언제, 얼마나 제공할지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의 HMI 연구 현황과 비교하며 국내 연구의 현실적 어려움도 지적했다. 그는 “90년대부터 진행된 해외 주요 프로젝트들은 사람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가 국제 규제와 표준화에 반영됐다”며 “국내는 가시적인 성과에 집중하다 보니 관련 데이터가 빈약한 실정”이라고 했다.
차두원 전(前) 소네트 대표이사는 ‘미래 모빌리티 HMI 기술 산업 전망’를 주제로 발표하며 “차량, 서비스, HMI는 공존 관계에 있으며 이제 안전을 넘어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수익화와 직결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 HMI 평가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처럼 상세한 HMI 평가 인덱스가 한국에는 없다”며 “누가, 어디서 이런 평가를 수행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결국 소프트웨어와 AI 경쟁력 향상이 우선”이라며 “흩어져 있는 HMI 전문 조직들이 더 활발히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종욱 한자연 원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도래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운전자와 차량 간의 상호작용의 핵심인 HMI기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산업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력을 주도하여, 편의성과 안전성을 갖춘 혁신 기술 개발과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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