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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뉴욕 오토쇼 현대차관 전경./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 대규모 전시관을 차리며 북미시장 공략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정책 우려에도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현지시장 4위 업체의 위용을 뽐낸 것이다.
미국은 현대차ㆍ기아 판매량의 24%를 책임지는 핵심 시장. 연내 누적 판매 3000만대 달성이 확실시된다. 현대차ㆍ기아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과 현지생산 확대 등으로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대 규모 전시관으로 존재감 과시
현대차그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뉴욕 오토쇼에 현대차 4433㎡(약 1341평), 기아 1769㎡(약 535평)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로, 제네시스 전시관까지 포함하면 약 7265㎡(약 2200평)에 달한다.
이번 오토쇼에서 현대차는 28대의 전기차종 중 대부분을 코나, 투싼, 싼타페, 아이오닉5 등 스포츠실용차(SUV)로 구성했다. 미국 판매량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ㆍ기아 미국 판매에서도 SUV가 75%를 차지했다.
특히 대형 SUV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북미 최초로 공개했다. 6년 만에 선보인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5060㎜의 전장과 2970㎜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현지 대형차종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처음 탑재해 친환경성도 갖췄다. 올 하반기 북미시장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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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오프로드 성능을 극대화한 ‘팰리세이드 XRT Pro’ 모델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ㆍ후면 노출형 토잉 훅을 적용해 토잉 기능을 강화하고, 전자식 AWD와 후륜 E-LSD, 18인치 올 터레인 타이어 등을 적용했다.
기아도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등 SUV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여기에 EV6, EV9 등 전기차와 콘셉트카를 포함 총 14대를 전시했다.
신형 K4 해치백은 세계 최초 공개했다. 북미 전용 준중형 세단인 K4의 편의사양과 스포티한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레그룸ㆍ헤드룸과 628ℓ의 적재 용량이 특징이다. 올 4분기부터 미국시장에 판매 예정이다. 기술, 실용성, 주행거리 등에서 호평받고 있는 첫 전기세단 EV4도 북미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는 내년 1분기 미국시장에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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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뉴욕 오토쇼 기아관 보도발표회./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EV9의 ‘나이트폴 에디션’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기존 SUV에 적용된 나이트폴 패키지를 적용한 모델이다. 전면 그릴, 스키드 플레이트, 도어 하단 등에 블랙 디테일과 로드라이더 브라운 색상을 적용했다. 성능 면에서도 ‘부스트’ 기능을 탑재해 최대 토크를 끌어올렸고, 현지 상황에 맞게 북미 충전 표준(NACS)을 채택해 테슬라 수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전날 공개한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 GMR-001 하이퍼카 실차 디자인 모델을 포함해 북미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GV80 등 총 10대를 전시했다. GV80은 GV70과 함께 현지 프리미엄 SUV 시장을 공략 중이며, 지난해 제네시스의 첫 미국 연간판매 7만대 돌파를 견인했다.
◆파워트레인 다각화로 미국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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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뉴욕 오토쇼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로, 미국의 경제ㆍ문화수도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둔 현대차ㆍ기아가 가장 큰 전시관을 꾸린 이유다.
현대차ㆍ기아가 지난해 171만대를 판매한 미국 시장은 전 세계 723만대 판매로 ‘글로벌 톱3’ 제조사 지위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1∼3월) 첫 42만대 판매를 달성해 성장세를 이어갔고, 이 기간 현지 3위 업체인 포드(약 50만대)와의 격차도 10만대 이내로 좁혔다. 지금까지 미국서 2950여대를 판매한 현대차ㆍ기아는 누적 3000만대 돌파를 목전에 뒀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본격 가동 등 현지생산 확대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차종과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현대차가 오토쇼에서 준중형 세단 엘란트라와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를 함께 전시한 점도 이런 경쟁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팰리세이드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부터 하이브리드, 오프로드 특화 모델 등이 동시에 공개됐다.
일반모델 뿐 아니라 고성능차인 엘란트라(아반떼) N, 아이오닉5 N과 오프로드 특화 투싼 XRT, 싼타페 XRT 등을 함께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라며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 21개와 하이브리드 차종 14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역시 소형 SUV 니로와 대형 전기SUV EV9, 미니밴 카니발 등 다양한 차종을 전시했다. 또 이날 열린 ‘2025 월드카 어워즈’에선 EV3가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까지 입증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 담당 부사장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조화롭게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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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왓슨 기아 미국법인 영업담당이 발표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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