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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쇼크에 韓 경제 어두운 터널”···한은, 잠시 숨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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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7 15:43:00   폰트크기 변경      

이창용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관세정책이 급변하면서 한국경제가 어두운 터널 속에 진입했다고 표현했다. 한은은 당장 대응하기보다 통화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며 터널을 통과하고 밝아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제만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맞지만 최근 국내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황을 관망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내적으로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거쳐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역대 최악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총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분기 성장 부진을 감안할 때 지난 2월 전망치인 1.5%를 하회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화된 것이 향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1% 초반대로 끌어내리고 있다. JP모건(0.7%), 캐피털 이코노믹스(0.9%) 등은 올해 성장률을 0%대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에 미국이 예상보다 강한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다. 우리나라의 무역 의존도는 중국이 19%, 미국이 18% 수준으로 양국이 합쳐 거의 40% 수준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는 기본 관세만 부과하고 중국과의 분쟁 구도만 심해졌을 때도 우리 무역 공급망과 환율이 어떻게 변동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수입은 중국에서 하고 수출은 미국으로 하는 유럽 등의 여러 나라도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한 중국의 상품이 유럽으로 흘러 들어올까 고민하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유예했지만 대중국 관세율과 10% 기본관세를 고려했을 때 2월 수정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변화가 생겨 전세계적으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그외 한국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오래가면서 1분기 성장률이 상당 폭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며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지금까지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로,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당분간은 통화정책 조정을 고려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같이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느려질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 속도도 제한될 수 있다. 현재 한미 금리차인 1.75%p가 더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며 환율이 뛸 수 있어서다.

한편, 현재 12조원 규모로 논의되는 추가경정예산의 경우 이대로 편성될 시 경제 성장률을 0.1%p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경이 언제 어떤 규모로 편성될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경제에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경기가 이렇게 나빠질 때는 통화정책만 가지고 경기를 부양하긴 어려워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양쪽이 다 공조해야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보고 있는데 1.5%로 떨어진 성장률을 전부  경기부양으로 올릴 시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부양책을 통해 성장률을 올리는 것에도 합리적인 기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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