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급전 창구' 카드론 금리가 15%에 육박하며 전고점 턱 밑까지 치솟았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주요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 3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8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4.64%) 대비 0.19%포인트(p), 전년 동월(14.46%) 대비 0.37%p 상승한 수치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2022년 12월(14.8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시 채권시장 불안으로 인한 여전채 금리 급등 상황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저신용자의 금리 부담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17.66%로 전월 대비 0.32%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별로는 저신용자 대상 금리가 15.99%에서 19.32%까지 분포해, 일부 카드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고신용자(900점 초과)의 카드론 금리는 11.89%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목할 점은 카드론 조달 금리인 여전채 금리가 2022년 6%를 넘어섰던 것과 달리 올해는 2%대로 내려왔음에도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이다.

카드론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올해 카드론 증가율을 3~5%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면서, 카드사들은 대출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원으로, 전월 말(42조9888억원)보다 6168억원 줄어들며 2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편,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신용점수 400~600점 구간 저신용자 대출을 재개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는 501~600점, KB국민카드는 401~500점 구간까지 확대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기존부터 500~600점대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해왔다. 업계에서는 "해당 신용구간은 한도 제한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 수요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워낙 높아 저신용자 수요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내부 신용평가 기준이 달라 단순히 공시된 신용점수만으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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