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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가공단가 시장 가격, 5년째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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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3 15:25:11   폰트크기 변경      

올 표준단가 7만3000원…2.7% 상승

시장가 5만8000원…t당 1만5천원 갭

다수 업체들, 인원감축 하면서 연명

연단위 가공단가 적용 목소리 커져 


금문철강의 철근가공공장.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철근가공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등 생산비용은 점점 증가했지만, 시장의 철근가공단가는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가공단가 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신주열)에 따르면 올해 철근가공단가(건축용)는 t당 7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대비 2.7%(2000원) 오른 액수다.

하지만 시장 단가는 2021년 수준(5만8000원)에 머무는 등 여전히 표준단가와 동떨어져 있다. 조합 관계자는 “철근가공비에 인건비가 60%를 차지하는 만큼, 최저임금과 전기요금 인상분, 소모품 비용 등을 반영해 최소한의 수치로 매년 표준단가를 인상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공량도 줄고 있다. 철근가공량은 철근수요량의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철근 수요량이 784만t인 점을 고려하면 가공량은 470만t으로 추정된다. 2023년 570만t에 비해 100만t가량 대폭 줄어든 수치다. 올해는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1㎝ 단위 정밀가공 주문은 늘고 있다. 정밀가공을 하면 건설사들이 철근사용량을 아낄 수 있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가공업체는 가공시간과 작업자 피로도 증가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사정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철근 가공과 유통사업을 병행하던 규모 있는 업체 두 곳이 가공공장을 폐쇄했으며, 2023년에는 6곳의 가공업체가 문을 닫았다. 조합 관계자는 “올해 50% 이상의 인원감축을 강행한 업체가 있는 등 업체 다수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연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형 가공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나 줄었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업체들은 저가수주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가공업체 관계자는 “저가수주 경쟁은 계속 있었지만, 올 초부터 심화해 시장 단가보다 8000원 저렴한 5만원 수준도 등장했다”며, “철근가공은 건설에 필수적인 요소다. 추후 건설경기 회복을 고려해서라도 건설업계 차원에서 가공업계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결책으로 2022년 현대제철이 활용했던 연단위 가공단가 적용 방식을 거론한다. 당시 현대제철은 인건비 상승분 등을 반영한 철근 가공단가를 책정하고 건설사에 통보했다. 가격은 t당 5만8000원으로 2021년 가공단가 수준이었지만, 일종의 확정가로 저가수주를 막는 장치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최근 저가경쟁은 건설사들이 최저가 방식을 고집하는 데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가공업체가 도산하면 건설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과열 저가경쟁이라도 회피할 수 있도록 연단위 가공단가 적용 등 상생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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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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