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ㆍ신사업 ‘투 트랙 성장’ 전략 시동
약세장 극복ㆍ스톡옵션 매력도 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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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황은우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지난해 보류했던 인적분할을 재추진하며 하반기 기업공개(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빗썸의 거래소 사업과 신사업 진출ㆍ투자 사업 분리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IPO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빗썸이 IPO 과정에서 높은 가치를 받기 위해 핵심인 거래소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인적분할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7월31일을 분할기일로 신설되는 빗썸에이는 신사업 진출 및 투자를 전담하고, 존속법인인 빗썸은 거래소 운영에 집중한다.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 비율은 약 56대 44로, 오는 6월1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확정된다.
작년 빗썸은 인적분할을 추진했으나 같은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대비한다는 경영상 판단으로 철회한 바 있다.
빗썸이 인적분할에 다시 나서면서 IPO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본업인 거래소 사업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 1분기 일평균 가상자산 거래량은 1460억달러로 전분기(2007억달러) 대비 27.3% 줄어들었다. 빗썸은 오는 5월 중순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IPO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가치 저하를 우려한 임직원의 불만이 표출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빗썸 임직원들은 약 250억원어치의 스톡옵션을 1주당 행사가 20만8900원으로 갖고 있는데, 비상장시장의 빗썸 주식 매매가(10만원)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인적분할이 되면 스톡옵션도 신설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나눠야 하기 때문에 스톡옵션 가치가 더 내려갈 수 있다. 지난해 빗썸은 지분법 투자자산 평가에서 4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은 IPO 준비와는 별개로, 거래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치로 봐달라”면서 “현재로서는 스톡옵션 행사가격 조정 계획은 없으며, 이번 분할로 기업가치가 오르면 비상장시장 매매가와의 괴리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사인 두나무 측은 빗썸과 달리 아직 IPO 준비를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상장을 위한 형식적인 요건은 모두 갖췄으나 밸류(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하려고 한다”고 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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