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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작품자랑, 건축학도 가교 역할 ‘주목’…“설계과정의 동반자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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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5 05:00:34   폰트크기 변경      
건축人 경규승ㆍ권정환의 공동기획 ‘눈길’

전국 96개팀 작품 엄선해 책 발간

결과보다 과정ㆍ성찰ㆍ기록 ㆍ공유


‘대한민국 건축학과 전국작품자랑’을 기획한 경규승 공동대표가 작품집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국 건축학도들의 작품을 한데 모으는 열린 플랫폼. 우리가 꿈꾸는 ‘전국작품자랑’의 지향점입니다.”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대한경제>와 만난 경규승, 권정환 공동대표는 작품집에 담긴 입상작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건축학과 전국작품자랑(이하 전건작)은 지난해 공모를 통해 전국 46개교 96팀(108명)의 작품들 중 34개를 엄선,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프로젝트다.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동기로 만난 두 공동대표는 건축학도들에게 서로를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하고, 지방과 수도권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국내 유명 대학의 건축학과 졸업전시회는 대부분 시험기간과 겹치고, 각 대학 캠퍼스라는 특정 공간에 국한된다.


학부시절 좋은 건축졸업전을 관람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경 대표는 “건축 정보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였다”며 “작품집 구매자의 70%가 지방 소재 대학 재학생이라는 통계는 이 같은 접근법의 타당성을 입증한다”고 역설했다.

경 대표의 영국 유학 경험도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 대표는 “영국에서는 학생들의 작품을 책으로 출간해 다음 세대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전통이 있다”며 “뛰어난 역량을 갖춘 한국 학생들의 작품이 기록, 공유되지 못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건축학과 전국작품자랑 작품집 모습. / 사진=전건작 제공.


‘공모전’ 대신 ‘자랑’이라는 명칭을 택한 이유를 묻자 권 대표는 “상을 받기 위한 경쟁보다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나누는 장을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건축가로서의 진정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했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주제ㆍ비주얼ㆍ모델 등 3개 부문의 심사를 거친 작품들은 수상작과 입선작 구분 없이 5개 주제별로 책에 실렸다. 권 대표는 “수상작만 부각되는 위계적 구조를 벗어나 모든 작품이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사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김한준(SoomeenHahm Design 소장), 김승현(UN Studio 디자이너) 등 건축 전문가들이 맡았다. 경 대표는 “국제적인 시각에서 학생들의 작품을 조명하고 싶었다”며 “다원적 관점이 한국 건축의 지평을 확장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작품집의 내용적 구성도 차별화했다. 단순히 결과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 과정의 다이어그램, 작가의 성찰, 후배들을 위한 조언까지 포함하면서다. 권 대표는 “서로의 사고 과정과 해결 방식을 공유함으로써 동질감을 느끼고 연대감을 형성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예비 건축가들을 위해 ‘설계 과정의 동반자’를 자처한 두 대표는 이 작은 시도가 교육과 실무 현장의 건축 문화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 대표는 “다른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을 보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와 동기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향후 투자와 후원을 받아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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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전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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