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업계 전반에 확산된 가운데, MG캐피탈이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받으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캐피탈사 51곳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5조5297억원으로, 2022년 말(2조8039억원) 대비 2조7258억원(97.21%) 증가했다.
이처럼 고정이하여신이 급증한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서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대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으나, 2022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악화가 겹치면서 대출 부실이 본격화됐다.
MG캐피탈 역시 부동산PF 대출 부실이 집중되며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급증했다. MG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말 564억원에서 지난해 말 1743억원으로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기간 1.93%에서 11.01%까지 치솟았다.
MG캐피탈은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MG캐피탈에 2000억원을 투입하는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주금 납입은 5월 7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증자로 MG캐피탈의 자기자본은 기존 5220억원에서 7216억원으로 약 38% 증가하게 된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은 크게 두 갈래로 활용된다. 우선 2000억원 중 1048억원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받은 연 8.5%의 고금리 대출을 조기 상환하는 데 투입된다. 나머지 952억원은 산업금융과 리테일·자동차금융 등 영업자산 확대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MG캐피탈의 재무지표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레버리지 비율은 2024년 말 4.9배에서 3.8배 수준으로 낮아지고, 현재 A- 수준인 신용등급도 A0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번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4월 23일자로 MG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으며, 나이스신용평가도 MG캐피탈을 상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유상증자로 중장기적 영업기반 확대 및 사업기반 안정성 제고가 전망된다"며 "2024년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됐으나, 2025년 이후 개선이 기대되고, MG계열 편입 이후 자금조달의 안정성도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MG캐피탈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재편할 계획이다. MG캐피탈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성장기반과 신용등급 상향을 바탕으로 산업금융 및 리테일·자동차금융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안정적 수익 창출과 건전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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