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만의 권한대행 국회 시정연설
“한미 통상협의…국익 최우선 원칙”
민주, “12조원짜리 대권 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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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한덕수 출마론’이 6ㆍ3 조기 대선의 주요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대정부질문에 불참했던 한 대행이 시정연설 때에는 국회에 오자 더불어민주당 등이 거세게 항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추경안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후 국회를 찾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시정연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 것은 1979년 11월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한 대행은 “위기 대응에는 정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를 추진하는 타이밍 또한 너무나 중요하다”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이 국민께 든든한 힘이 되어드리고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에 소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조속히 심의ㆍ의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재해ㆍ재난 대응에 약 3조2000억원, 통상 및 인공지능(AI) 지원에 약 4조4000억원, 민생안정 분야에 약 4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한 대행은 또 24일 밤 시작되는 ‘한미 2+2 통상협의’와 관련해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무역균형ㆍ조선ㆍ액화천연가스(LNG)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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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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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시작하자 조국혁신당과 사회민주당, 진보당 의원들이 매국협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한 대행의 시정연설에 대해 “12조원짜리 대권 놀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추경안은) 미사여구만 있고 실질적으로 민생과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추경안 증액을 위해 정부와 국민의힘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생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없다. 4월 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국민께 약속드린다”면서 신속한 추경 통과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지역사랑상품권’ 추경 반영 요구에 대해서는 “수십조의 세금을 낭비하는 국가 재정 배임 행위나 다름없다”며 “오죽하면 통계 조작도 밥 먹듯이 했던 문재인 정부조차 지역 상품권의 소비 진작 효과를 비판했겠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대행은 이날도 ‘대선 출마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한 대행은 시정연설 후 “출마 여부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라고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앞서 한 대행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의에 “노코멘트”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한 대행과의 단일화 혹은 빅텐트를 통한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SNS에서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고, 홍준표 후보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대통합을 위해 갈등을 녹여낼 용광로가 돼 모든 정치세력을 끌어안고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문수 후보 역시 “빅텐트는 절대 명제”라며 단일화에 적극적 입장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에는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일종의 빅텐트를 만들어서 (한 대행이) 거기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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